본교와 연세대, 이화여대 미화노동자 850명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8일 하루 동안 빗자루를 놓았다. 법정 최저임금 4320원에서 노동자 평균 임금의 절반 수준인 5180원 선으로 올려달라는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서 였다. 동시에 이번 총파업은 대학생 4만 5000명의 지지 서명을 받아 화제가 됐다.

지난 며칠 간 캠퍼스에는 서명을 받으려는 미화노동자와 학생 대책위원들로 붐볐고, 학생들은 하루 동안의 불편보다 열악한 임금수준 인상이 더 중요하는 것에 동의하며 이름을 적었다. 본교생이 ‘폐지전쟁’에 이어 보여준 이러한 연대의식은 놀랍지만, 한편으로는 답답하다.

대학생 아르바이트 역시 미화노동자만큼이나 임금 문제가 심각하다. 2010년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대학생 중 37.3%가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했다는 설문결과가 있을 정도다. 이들은 최저임금보다 적은 걸 알면서도 사정이 급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했다고 말한다. 등록금을 부모에게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이유도, 폭넓은 경험에 눈 돌리지 못하고 ‘최소비용 최대효율’로 대학을 졸업하고자 결심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왜 대학생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연대하지 못할까. 왜 서명운동을 기획하지도, 관심을 가지지도 못할까. 물론 미화노동자 임금과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요구할 상대도 모호하고, 연대해야 할 범위도 상당히 넓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의 문제를 제쳐놓고 다른 고민에 집중하고, 불쌍하다며 서명하는 모습은 어딘가 안쓰럽다. 명문대생인 고대생에게는 과외의 길이 열려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밖에 들을 수 없는 걸까?

지금이라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최저임금을 올리는 데에 힘을 모으든, 부당한 업체를 찾아 공론화시키든 할 수 있는 무언가는 분명히 있다. 고민을 시작하자. 곧 캠퍼스에서 ‘과외밖에 답이 없다’는 말 외에 다른 목소리를 듣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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