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은 공동체의 이익으로 돌아온다
에너지 절약은 공동체의 이익으로 돌아온다
  • 조세현, 김정 기자
  • 승인 2011.03.1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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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이 녹는다’. ‘오존층이 뚫린다’. ‘대기가 오염된다’.

이미 익숙해져 자극을 주지 못하는 말이지만, ‘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들이다. 이러한 위협에서 인류를 지킨다는 거대한 이유 아래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만나는 자리에서는 늘 환경문제를 다루고, 기업들은 대체 에너지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애를 쓴다. 아프간 원전을 수주했다는 게 국가적인 경사가 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국가는 품격 없는 국가로 낙인찍히는 시대다.

한 단계 아래로 내려와 보자. 우리가 생활하는 이 ‘대학’이라는 곳은 환경적인 책임에서 자유로운가? 수십 개의 대형 건물과 수 만 명이 오고가는 대학 캠퍼스는 얼마나 ‘환경적’일까?

지난 2006년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에너지 다소비기관 상위 190곳 중 24개 기관이 대학이었다. 서울대의 경우 에너지 소비량이 29,870TOE로 주식회사 코엑스의 소비량 30,378TOE와 비슷했다. 여기에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의 에너지사용량까지 합치면 총 55,765TOE로 인천공항 에너지 사용량인 48,349TOE를 능가한다. 본교 역시 16,989TOE의 에너지를 사용해 대한항공(16,995TOE)과 같은 수준이었다.

작년 9월 에너지관리공단이 발표한 에너지 목표관리제 관리업체 470곳 가운데 본교를 비롯한 8개의 대학이 포함됐다. 에너지 목표관리제는 최근 3년간 업체에서 배출한 온실가스와 에너지 소비량의 연평균 총량이 지정기준 이상일 때 관리업체로 지정해 에너지 절약 목표를 설정, 관리하는 제도다. 관리업체로 선정된 곳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대학 에너지 소비량의 상당부분은 전력 부문에서 발생한다. 작년 본교의 에너지 소비량 중에서 전력이 차지한 비중은 55%에 이르렀다.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전력 사용이 필수적이지만 불필요한 냉난방, 조명 등으로 낭비되는 전력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윤순진(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수업이 없는 강의실에도 불이 켜져 있고 컴퓨터 등의 기기를 제대로 끄지 않은 경우도 많다”며 “전기요금은 등록금에서 나가지만 당장 본인에게 느껴지지 않아 절약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기 전력이 많이 생기는 것도 문제다. 성정희(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교수는 “대기 전력만 차단해도 10%의 전력이 절약되고 불필요한

전력을 습관적으로 절약한다면 30%까지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본교는 에너지 절약과 저탄소 녹색성장을 목표로 그린캠퍼스(Green Campus)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중앙광장의 지하주차장과 운초우선교육관의 건식 오픈 조인트 공법 등은 그린캠퍼스협의회(회장=신의순)에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린캠퍼스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할 ‘추진위원회’가 없어 2009년 이후 그린캠퍼스 사업이라고 할 만한 활동은 하고 있지 않다. 교수나 전문가로 구성된 조직을 아직 만들지 못한 것이다. 반면 연세대는 지난 2007년 연세대 그린캠퍼스 추진위원회를 설치해 담장 허물기 사업, 가로등 자동제어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또한 2008년에는 추진위원회 소속 신의순(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를 중심으로 한국그린캠퍼스협의회를 발족해 전국 대학으로 그린캠퍼스 운동을 확산한 계기를 만들었다. 성정희 연세대 교수는 “추진위원회가 없다는 것은 활동을 체계적으로 진행시킬 기관이 없는 것”이라며 “홍보를 통해 학생들의 참여도 유도해야 하는데 추진위가 없다면 이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9년 김선경(공과대 화공생명05) 씨를 중심으로 만든 환경모임 ‘에코 컨설팅 그룹’은 UNEP 에코캠퍼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들은 본교 교수 600여 명에게 이메일을 보내 리포트 표지 생략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한 11개 단과대에 설치된 550대의 컴퓨터에 절전 모드를 설치해 10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모니터가, 25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하드 디스크가 자동으로 꺼지게 했다. 학생 차원에서의 그린 캠퍼스 운동이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절약이 공동체적인 사업이라고 조언한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이지현 처장은 “에너지 절약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구성원 모두가 힘써야 하는 작업으로, 학교나 학생 한 쪽만의 노력으론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순진 교수는 “절약 운동에 앞장서는 학생에게 인센티브를 줘 주위 학생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도 학교가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1TOE는 원유 1톤이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로 107kcal를 1TOE로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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