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으로 대학가엔 활력이 가득하다. 긴 방학으로 한산하던 캠퍼스는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로 북적인다. 새학기를 맞은 대학생은 설레고 신나 보이지만 사실 요즘 대학생, 힘들다. 등록금 인상으로 홍역치레를 하나 싶었는데 주거 문제에 당면했다.

대학생도 물가상승의 여파를 피할 순 없었다. 전세난의 가중은 대학가에도 영향을 미쳐 하숙비와 집세 상승을 야기했다. 하숙난민, 자취난민 등 각종 대학생 주거난민이 난무한다. 이런 흐름 속은 가뜩이나 등록금으로 힘든 대학생을 더욱 옥죈다. 서울 시내 대학생 27만여 명 중 14만여 명이 지방 출신이다. 지방 출신 학생들은 대학가 근처에 사는 방법 외엔 통학조차 불가능한 학생이다. 학교는 이들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다행히 본교는 지난달 프런티어관을 준공해 기숙사 수용 인원을 1000명에서 2000명으로 두 배 가량 늘렸다. 하지만 2만 명이 넘는 재학생을 적용해보면 이 수치는 10%에 그치는 수준이다. 또한 민자 기숙사인 프런티어관은 기존 기숙사보다 2배 이상 비싸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은 만만치 않다. 대학 민자 기숙사는 대부분 자본을 투자한 민간 사업자가 일정 기간 운영하면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15~20년 뒤 대학에 반환하는 BTO(Build-Transfer-Operate) 방식이다. 최근 대학들이 민간투자로 기숙사를 건립하고 있지만 높은 민자 기숙사비는 반갑지 않다. 이는 그동안 대학에서 대외적 발전에만 치중한 채 학생의 주거문제를 돌보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대학 차원에서 해결이 어려우면 정부라도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학과 정부가 신경 써야 할 일은 갖은 입시 관문을 설정해 학생을 선발하는 일만은 아니다. 학생들이 주거라는 기초적인 생존 문제에 내몰리지 않고 학문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 대학교의 기숙사는 학생복지 차원의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할 교육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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