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 | 대학시절의 어떤 활동이 입사에 도움이 됐나요
유영욱 |
학회에서 역사, 정치, 경제 관련 책을 읽고 토론한 경험이 도움됐어요. 숫자로 증명하는 건 쉽지만, 사상과 같은 추상적인 내용은 논리적으로 말하기 어렵거든요. 컨설팅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분석’ 단계는 논리적인 생각이 필수에요.

김수인 | 컨설팅을 하려면 영어 실력이나 기본적 경영관련 지식이 얼마나 필요한가요
정재성 |
영어는 원어민 수준을 요하진 않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맥킨지에 입사하면 영어를 쓰는 환경에 자연스레 노출이 되고 영어 실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학원이나 유학 등의 지원도 해줘요.
경영 지식의 ‘기초적인 부분’이라고 하는 기준은 애매하긴 한데, 필요한 지식은 회사 쪽에서 공부할 수 있게 자료를 제공해주고 전문가들과 인터뷰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처음 입사하고 1~2주는 어떤 학생들보다도 더 열심히 공부해요. 아무것도 모르고 프로젝트에 투입되더라도 그런 과정을 통해 의뢰업체 측과 비슷한 수준에서 대화할 수 있게 됩니다.

김수인 | 컨설팅 과정은 어떠한가요
유영욱 |
경영진이 의뢰를 하면 문제를 용례를 파악해 프로젝트화 합니다. 보통 3~4명이 한 팀이 되고 기간은 3~4개월 정도로 잡습니다. 해결책은 ‘귀하의 회사는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으니 이렇게 해결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식의 조언 형태로 나갑니다.
이게 일반적인 컨설팅인데 요즘은 실행을 할 때도 같이 진행해달라고 요구하는 경향이 늘었습니다. 권고사항을 시행할 역량이 없거나 구체화를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비즈니스 빌딩까지 같이 하는게 요즘 트렌드입니다.

김수인 |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정재성 |
저에 대한 회사의 기대치가 처음 입사했을 때보다 높아질 때에요. 다양한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걸 느껴요.
유영욱 | 제가 자주 가는 놀이공원이 있는데 한번은 그 곳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맡은 적이 있습니다. 프로젝트가 끝나고 가족과 놀러갔는데 좋은 쪽으로 많이 변했더라고요. 이렇게 내가 했던 일이 가시적으로 드러날 때 뿌듯하죠. 하지만 우리가 어떤 고객과 거래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아요.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우리가 어떤 고객과 거래한다는 사실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김수인 | 컨설턴트를 하기 위해 MBA학위가 꼭 필요한가요
유영욱 |
MBA 졸업생 비율은 반도 안됩니다. 여러 가지 길이 있어요. 학부 졸업 후 바로 입사해서 2년 후 승진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학문 경험이나 다른 회사에서 5년 정도 일을 하다가 들어올 수도 있어요. 논리적 문제해결능력 외에 필요한 지식은 회사에서 제공합니다. 박사 출신은 한 직급 우대하기도 하는데 박사 논문에서의 문제 해결 접근법이 컨설팅에서 쓰이는 방법과 굉장히 비슷하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김수인 | 컨설팅 업무 중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유영욱 |
무엇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지 모르는 의뢰업체와 일할 때 가장 힘들어요. 주인의식 없이 자기에게 주어진 것만 해결하겠다고 일을 시작하게 되면 그 문제와 맞는 과제인지 아닌지도 상관없이 딱 그 부분만 다루기를 원해요. 그건 마치 암에 걸린 환자가 자꾸 발이 간지럽다고 무좀치료만 해달라는 것과 같아요. 암을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을 해도 ‘저는 암은 담당하지 않습니다. 빨리 무좀만 치료해주세요’ 이러면 굉장히 난감하죠.

김수인 | 컨설턴트가 되고 싶은 후배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유영욱 |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답을 외우고 정형화 하는 겁니다. 비즈니스 케이스 분석을 할 때 남이 한 것을 보고 외워버리면 스스로는 그게 왜 그렇게 됐는지 이해를 못해요. 생각하지 않으면 깊은 수준의 답을 할 수 없죠.
정재성 | 인턴이나 공모전, 창업 등 무엇을 하든 단순히 이력서에 한줄 남기기보다는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을 했었고, 어떤 역할을 맡았으며, 결과가 어땠고, 그 과정에서 뭘 배웠다’라는 과정이 드러나야 합니다. 이런 스토리를 통해 나는 컨설팅의 어떤 점을 잘 할 수 있고 앞으로 뭘 할 수 있는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생 소감 : 막연하게 매력을 느꼈던 경영 컨설팅 분야였는데, 현직에 계신 선배님들께 직접 여쭤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정말 좋았다. 무심코 스펙을 쌓으려 하기보단 이 일이 정말 자기에게 잘 맞는지 생각해봐야한다는 진심어린 조언이 특히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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