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흔히 노란색으로 대변된다. 개나리, 햇병아리처럼 어쩐지 노란색과 봄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봄과 직결되는 이 색이 항상 좋은 의미만은 아니다. 요즘 연일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는 뉴스 보도는 황색으로 얼룩졌다.

선정적인 일본 대지진 보도가 그렇고 뒤를 이은 건 스캔들 파문이었다. 최근 불거진 톱스타의 비밀 결혼과 이혼도 마찬가지다. 언론은 이를 두고 심각한 사회적 파장이라 하고 온 국민을 패닉에 빠뜨렸다고 보도한다. 여기서 말하는 온 국민은 대체 누구이며 같은 시기에 보도할 다른 뉴스들을 제치고 며칠이고 대서특필될 만큼 가치 있는 일인가. 보도는 사실 관게 전달에서 나아가 과거를 들추는 데 혈안된 양상이다. 보도의 의의는 뒷전이 돼버렸고 깊이마저 없는 뉴스를 매일 밤낮 접하는 일은 거북스럽기까지 하다.

이렇듯 최근 보도는 가히 황색 뉴스의 쓰나미라 할만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없으며 종합 일간지와 연예매체의 경계는 사라졌다. 알권리를 가장한 지나친 사생활 침해는 덤이다. 이러한 가십은 모든 현안을 덮고 마치 가장 큰 관심사인 것처럼 확대된다. 혹자는 이를 두고 중요한 사회 담론을 가렸다며 음모론을 제기하고 네티즌들은 동조의 목소리를 보탠다. 사실 보도보다 이면의 음모론에 더 구미를 느끼는 분위기는 우려스럽다. 일부 자제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있지만 최종적으로 뉴스를 취사선택하는 대중의 심리는 관심을 넘어 관음에 가깝다. 적당한 가십은 흥밋거리를 제공하지만 한국 사회는 찰나의 흥미에 중독됐다. 추문과 사생활을 파헤치는 것으로 욕망을 배설하는 왜곡된 모습마저 보인다.

이러한 보도 뒤에 가려져 사회의 그늘과 구석에 몰린 이에 대한 관심마저 사라진 것 같아 씁쓸하다. 노동절에 얽힌 근로자의 고달픔, 교육 사각지대에 내몰리는 대학생의 위태로움, 각종 난(難)이 넘치는 세상살이의 서글픔이야 말로 사회의 눈으로 애정을 담아 조명해야 할 문제이지 않을까.

봄의 절정인 5월이다. 황사바람 같은 소식이 난무했던 흘러간 봄을 갈무리하고 무르익은 노란빛처럼 따뜻하고 희망적인 일로 채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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