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에 열린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의장=임용수)에서는 재일한국인유학생 동아리 ‘호동회’와 탈춤 동아리 ‘탈사랑우리’가 제명됐다. 두 곳 모두 지난 몇 년간 신입회원이 들어오지 않아 사실상 활동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교 중앙동아리는 약 80개. 중앙동아리에 포함되지 않은 동아리를 더하면 교내 동아리 수는 200여개에 이른다. 매년 많게는 10여 곳, 적게는 5곳의 동아리가 중앙동아리 신청을 하고 있다. 올해는 인가를 신청한 동아리 9곳 중 2곳이 6번의 심사를 거쳐 가등록을 했다. 호동회와 탈사랑우리가 떠난 자리다. 이렇듯 신생동아리가 중앙동아리로 승인과 기존 중앙동아리의 탈퇴는 동시에 이뤄진다.

중앙동아리 되기는 너무나 까다로워

중앙동아리는 일정 자격요건을 갖추고, 동아리대표자 모임에서 인정받은 동아리를 일컫는다. 중앙동아리로 인가를 받으면 학생회관에 동아리방을 배정받고 학교의 지원금을 받는다. 동아리들이 재수, 삼수를 하며 중앙동아리에 도전하는 이유다.
반면 활동이 저조한 중앙동아리들은 지위를 유지하려고 한다. 회원 수와 활동내역을 부풀리는 곳도 있다. 문제는 운영이 안 되는 동아리가 자리를 차지하면 새로운 동아리의 가입이 힘들어진다는 점이다. 사회과학분과의 한 중앙동아리는 올해 신입부원이 없어 현재 활동 부원이 3학년생 7명뿐이다.
활동을 증진시키기 위해 동아리연합회(회장=임용수)에서는 매년 활동보고서와 당년도 사업계획서를 의무로 제출하게 한다. 하지만 1년에 한번 내는 보고서와 심의만으로는 정확한 검증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에 제명된 두 동아리도 활동보고서나 계획서가 아닌 ‘대표자 수련회 무단 불참’과 ‘분과회의 무단 불참’, ‘재등록 제출 지연’으로 문제가 드러났다.
제명 절차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동아리 제명안건은 경고 2회를 받으면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에 자동으로 상정된다. 회의에서는 동아리 회장들이 마지막 발언을 하고 찬반투표를 해 제명여부를 결정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동아리 관계자는 “동아리 회장이 올라오면 주로 정에 호소한다”며 “투표하는 동아리 회장들이 동료인데다 수 십 년 된 동아리들은 전통 때문에라도 제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캠퍼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동아리 제명절차와 조건이 유명무실해 안건자체가 올라오지 않는다. 현재 새로운 동아리가 중앙동아리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동아리방을 배정받지 않는 조건에 사전 동의해야 한다. 

(사진 = 박서현 기자)

 

 

 

 

동아리정상화사업의 등장

애기능동아리연합회(회장=이윤혁)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4월부터 ‘동아리정상화사업’을 시작했다. 애동연 소속 동아리들은 매달 10일까지 활동보고서를 작성해 이것은 운영위원회에서 심의와 평가가 이뤄진다. 보고서가 부실하다고 여겨지면 반려가 되고 이것이 지속되면 경고를 받는다. 경고가 3회 이상이면 제적안건이 올라간다. 이윤혁 애동연회장은 “활동이 부진한 동아리를 검증하는 차원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며 “검증 기준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지적되지만, 동아리의 정상유지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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