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기간 중 각 과반에서 심혈을 기울이는 것 중 하나가 주점이다. 주점을 하기 위해 각 과반에서 먹을 것부터 앉을 자리까지 모든 것을 준비한다. 준비 과정에서 많은 과반에서 일회용품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사용한다. 하루 저녁하는 행사인지라 주점의 물품은 일회용품으로 채워진다. 일회용 젓가락, 종이박스 밥상, 은박 돗자리까지. 그러다보니 축제날 아침 민주광장 한 구석에는 엄청난 쓰레기가 쌓인다.

그런데 먹을 때뿐만 아니라 입을 때도 일회용품이 있다. 과반의 단체복이다. 학생들이 단체복을 구입하지만 평소에는 거의 보기 힘들다. 남들이 입을 때 같이 입으면 별 말이 없지만 평소엔 단체복을 입고 다니면 옷이 없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그나마 자주 입는 학교 잠바도 시험기간처럼 공부할 때만 걸치거나, 저학번 전용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크다. 그래서 단체복은 처음에 며칠 반짝 입다가 옷장 맨 아래에 깔려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게다가 일부 학생들은 학교 바깥에서 단체복을 입는 학생들을 학벌 우월주의에 젖어있다고 매도하기도 한다. 단체복은 학교 안과 밖 모두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옷이 된 것이다.

사실 단체복이 가진 옷 중에서 가장 따뜻할 수도 있고, 가장 어울리는 옷일 수도 있다. 또 정말 옷이 없어서 입을 옷이 그것뿐인 경우도 있다. 사실 과티와 과 잠바만 사도 거의 10만원 돈이니 적은 돈은 아니다.

최근 한 드라마에서 신경 쓰이는 대사가 하나 있었다. ‘보이는 게 전부에요’라며 옷에 신경을 안 쓰는 부하 직원에게 상사가 던진 말이었다. 그 상사가 생각하는 옷은 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의미를 가진다. 마찬가지로 평소에 단체티를 입는 것에 의미를 두는 사람이야말로 학벌의식과 차별 의식에 매여 있는지도 모른다. 단체복도 돈 주고 산 ‘내’ 옷이지 일회용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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