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진로, 대인관계 등 혼자 풀지 못하는 고민이 있다면 본교 학생상담센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자가 직접 센터를 찾아가 개인 상담을 받아봤다. 상담은 세종캠퍼스 호연4관 학생식당에 위치한 학생상담센터에서 진행됐다.

파스텔톤 조명이 맞은편에 앉아 있는 상담원 선생님의 얼굴을 은은하게 비췄다. 나는 ‘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그리고 내 미래는 어떨 것인지 등의 문제들이 나를 괴롭히고 있고 타인을 잘 믿지 못하고 쉽게 불안해지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먼저 내 삶 그리고 타인이 내게 미치는 불안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어디서 시작됐는지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던 배경을 설명했다. 선생님은 차분하게 내 말을 경청하고 공감을 표했다. 포괄적인 말은 간결하게 정리해 되묻기도 하고 여러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보며 때로는 질문도 했다.

나의 고백과 선생님의 공감, 그리고 질문으로 대화가 이어졌고 내 고민 속에 감춰져있던 근원적인 문제가 차츰 드러나기 시작했다.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선생님은 나의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있었다. 억지로 파고들었다면 거부감이 들었겠지만 나중에야 ‘내가 그런 말도 했었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

한동안 잊고 살았던 아픈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근원적인 곳으로 들어갈수록 내가 하는 고민이 과거 경험과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불어 아직 치유되지 못한 상처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과거 힘들었던 일을 세세하게 말하진 않았지만 선생님은 내가 완전히 털어놓고 있지 않다는 것을 눈치 챈 듯했다. 하지만 어떤 것도 묻지 않았다.

선생님은 나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이 되길 원하는지 물었다. 질문엔 쉽게 답하지 못했다. 그동안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괴로워만했지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담 이후에도 나는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서 당면한 문제보다도 과거에 해결 못한 상처들을 먼저 마주하고 치유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내가 처한 상황을 다양한 각도에서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상담을 마치고 센터를 나오는데 왠지 모를 기대감이 들었다. 처음 센터에 들어설 때 느꼈던 두려움은 사라지고 새로운 세계를 접한 것처럼 설렜다. 상담센터를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좀 더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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