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부와 감사원이 합동으로 진행한‘교육재정 배분 및 집행실태’와 관련한 예비조사를 전국의 대학당국들이 초긴장 상태로 지켜보았다. 지난 7일부터 3주에 걸쳐 200여 명의 전문인력이 투입된 예비감사는 대학의 수입·지출 행태 분석으로 재정상태를 확인하고, 경영학사 관리 부실 여부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감사원은 처음부터 예비조사를 받는 대학들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알음알음 알려진예비조사 대학들의 상황은 전국의 대학당국자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조사강도도 상당히 높았고, 조사범위도 광범위했던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본감사를 실시할 대학의 수와 대상 등 향후 감사일정이 나오지 않았기에 대학마다 초긴장상태로 무더위를 넘기는 중이다.

지난 봄 반값등록금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가 되면서 대학 재정운용이나 학교운영에 여러 현실들이 비판적으로 들춰지고 있다. 그래서 한때는 똑똑한 애들 데려다가 제대로 교육도 못시킨다고 힐난을 받다가 지금은 학생의 등록금과 정부지원금을 축내는 그런 존재로 취급받는 상황이다. 이렇게 정치적 사회적으로 궁지에 몰린 것이 대학 입장에서는 못내 억울하겠지만, 이 지경이 되도록 대학 스스로 자초한 것은 없는 지 반성해봐야 한다.

이제 한달 후면 전국 대학가에 감사원의 강도 높은 감사가 시작될 것이다. 본교가 조사대상이될 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렇지만, 바로 여기에서 고려대학교가 국내 대학의 중심과 모범에 서야 한다. 한국 근현대사를 지키고, 한국 대학을 선도한다고 자부한다면 실제로 모범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야 한다. 학문적 성과나 교육적 역량뿐만 아니라 학교 운영의 능력에서도 월등한 수준에 있다는 것을 증명하자. 그래서, 한국 대학의 떨어진 위신을 세우는 대학이어야 한다. 감사(監査)가 감사(感謝)한 일로 만드는 고려대의 저력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