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구민지 기자 wow@

   뜨거웠던 반값등록금 논란은 사그라들고 있지만 아직도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대학생들이 광화문에서 금요일마다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 본교 역시 자유롭지 않다. 등록금에 대한 학교 당국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지난 20일 김동원 기획예산처장을 만났다.


현재 책정된 등록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의 입장에서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사립대학에 대한 정부의 예산 지원이 적어 등록금이 비싼 편이다. 1인당 교육비 부담이 OECD 평균을 보면 정부 69%, 민간 31%인데, 우리나라는 정부 20%, 민간 80% 수준이다.


정부 지원 외에 다른 방안은 없나

학교 본부에서는 세입을 늘리고 세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대대적인 예산절감운동을 시작했다. 예산 사용의 효과를 측정해 원래 의도한 성과를 냈는지 평가하고 다음 예산을 책정할 때 반영하는 것이다. 기부금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하지만 학교 차원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어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무작정 등록금을 내리면 학생들에 대한 처우만 열악해질 뿐이다.


등록금 인하가 불가능하다면 장학금 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나

장학금 제도를 확충하고 개편하려고 노력 중이다. 다른 학교들과 비교할 때 본교는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이 높은 편이다. 현재 등록금 2500억여 원 가운데 970억여 원이 장학금으로 쓰인다. 감사원이 실시하는 예비감사에서 제외된 것도 정부가 이런 노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교과부 통계에 따르면 본교의 등록금 환원율(연간 평균 등록금 대비 1인당 교육비 투자비율)은 약 152%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등록금 자체는 비싸지만 다른 학교와 비교했을 때 내실 있게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적립금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

적립금에는 연구, 장학, 건축, 기타 적립금 등 4가지 종류가 있다. 적립금은 용도가 지정돼 사용이 유연하지 않다. 예를 들면 기부를 받을 때 건물 신축을 목적으로 받은 기부금은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것이 적립금으로 등록금을 낮출 수 없는 이유다. 등록금으로 적립금을 쌓는다는 지적 역시 오해다. 본교는 10여 년 전부터 등록금을 적립금으로 넘긴 적이 없다.

건물신축을 위한 적립금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다

건물 신축을 너무 많이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새로운 공간이 많이 생길수록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 ‘고대생 생활만족도 평가’에서 경영대가 1위를 차지했는데 건물 신축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최근 감사원에서 대학 등록금 감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어떻게 생각하나

등록금 감사의 목적은 등록금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근거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본교는 규모가 크고 주목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만큼 재정구조를 투명하게 운용해왔다. 본교는 예비감사 감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본감사에 포함되더라도 적극적으로 응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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