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리즈가 새 시즌을 시작했다.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그러들지 않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편집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의도적으로 순서를 조작하는 악의적인 편집을 했다거나 참가자의 행동을 지시하는 등 벌써부터 논란이 많다. 진짜 사실은 알 수 없지만, 그 ‘진짜’가 재미가 없었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다.

진짜가 재미없다는 것을 뛰어넘어 진짜를 우습게 여기는 경향도 등장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방송이 아닌 진짜 모습을 보인 패널에게 ‘진짜다, 진짜가 나타났다’라며 비아냥 거리면서 유행을 탄 적이 있다. 물론 방송의 재미를 위해서겠지만 우린 이제 방송에선 진짜를 보는 것이 굉장히 낯간지러워 하는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점점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 ‘진짜’가 ‘진짜’인지 의문이 든다. 조작을 하는 것도 진짜고 맘에 없어도 하는 일도 모두 진짜가 아닐까. 조작하기 전의 모습이 과연 가짜라고 말할 수 있을까.

흔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과 반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자신이 바라는 대로 상황이 전개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마음 가는대로 한다면 자신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흐를 것을 뻔히 알고 있다. 슈퍼스타K의 편집도 뜨고 싶은 출연자와 시청률을 노리는 방송사의 바람이었고 예능 방송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우리가 생각하는 가짜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다. 즉, ‘진짜’는 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 ‘가짜’는 해야만 하는 것이다. 가짜를 가짜라고 부르기엔 우리는 그 가짜를 원하고 또 따르고 있다.

차라리 자신의 진짜를 속 편하게 인정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쓸데없는 괴리감에 묻혀 괴로워하는 것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모습이 진짜 우리라고 보는 것이다. 사실 어떤 게 정확히 진짜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어떤 것도 가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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