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미생물로부터 배운다
극한미생물로부터 배운다
  • 안광석 교수
  • 승인 2003.06.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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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펄펄 끓고 있는 물이나 얼음물 속으로 뛰어든다고 자신을 상상해보자. 혹은 식초, 암모니아, 농축된 소금물 속으로 뛰어든다고 생각하자. 소름이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많은 미생물들은 오히려 이러한 환경에서만 행복하게 살수 있다. 극한환경에도 미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음이 처음 알려진 것은 불과 40년 전이며 이들이 여러 가지 산업에 이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후 이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모든 생명활동, 제조 산업은 화학반응을 필요로 하는데 이는 효소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작년 한해에만 설탕생산에서부터 유전자감식에 의한 범죄자 판별 등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 산업체들이 효소 비용만으로 40억 달러를 지출하였다. 좋은 효소는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게 해주고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은 미생물들의 효소가 어떻게 극한 환경에서도 작동하는가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966년 위스콘신대학의 Brock 박사팀은 옐로스톤 공원 내의 끓어오르는 야외 온천물에서도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Brock의 발견은 20년 후 Mullis에 의한 중합효소 연쇄반응 (PCR) 발명의 토대가 되었고 이 기술을 이용하여 실험실에서 미량의 DNA를 단시간에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게 되었다. 실험실에서 DNA를 대량으로 복제하기 위해서는 DNA 복제효소를 저온과 고온에서 번갈아가며 반응을 시켜야 하는데 온천에서 살고 있는 미생물의 효소는 이런 한계상황 속에서도 계속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중합효소 연쇄반응의 응용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7000년 된 미라에서 DNA를 증폭시킬 수 있으며 조그만 혈흔, 한 가닥의 머리카락을 이용하여 혈연관계, 범죄자 식별, 시체의 잔해를 동정하는데 이용되며 미생물, 바이러스 등의 연구에 이용함으로써 인류의 보건에 이바지하고 있다. 각종 유전병을 미리 진단할 수 있고 DNA의 인공 조작을 쉽게 하여 고부가가치의 바이오산업을 창출하고 있다.


   극지방의 혹한 기후에서만 살 수 있는 미생물도 여러 가지 산업에 응용되고 있다. 이들 미생물로부터 추출된 효소는 낮은 온도에서 기능을 잘 수행하기 때문에 식품공정 (종종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낮은 온도에서 가공될 필요가 있는 식품들), 향수 제조 (고온에서는 증발하기 때문에), 그리고 찬물세탁 세제의 생산에 이용되고 있다. 강한 산성 환경에서 살 수 있는 미생물은 동물사료에 첨가제로서 이용되고 있다. 동물들의 위는 산성이기 때문에 이들은 사료의 소화와 흡수를 촉진시킬 수 있어 저비용, 고효율의 동물사육을 꾀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알칼리성 환경에서 사는 미생물들은 알칼리성 생물세제의 생산에 이용되고 있으며 기름을 분해하여 양분을 얻고 살아가는 미생물들은 각종 토양오염, 유조선의 좌초 등으로 발생하는 해양오염 제거에 활용되고 있다.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극한미생물들이 유용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면서도 이들을 대량으로 키우는 비용 때문에 현실적으로 적용이 불가능 하였으나 현재는 유전공학 기술의 발전으로 관심 있는 효소를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 미생물을 이용한 산업은 생산단가의 저렴함과 공해물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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