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능 카메라를 동원해 누구나 프로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요즘,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흐려졌지만 사진만으로 감동을 표현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사진 관련 학과가 없는 본교에서 사진에 대한 열정만으로 전도유망한 사진작가 반열에 오른 노승환(국어국문학과 02학번) 씨를 만났다. “제 사진을 보고 ‘살아있는 것 같다,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 같다’라고 말씀해주는 분들이 많아요. 사진이 정적이고 동적인 것을 넘어서 생명력을 가진 듯한 느낌을 받는대요” 그 덕분일까. 레이디 가가, 테일러 스위프트, 스티비 원더, 밥딜런, 어셔 등 내로라하는 팝 가수들이 내한했을 당시 모두 그를 찾았다.

 국문학을 전공했던 대학시절 그의 책상엔 항상 사진집이 가득했다. 사진기술 관련 도서 보단 유명 사진작가의 사진집을 보며 사진을 독학했다.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한 것은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방문이 잦은 카페 ‘연두’의 사장이 전시를 의뢰하면서부터다. 홈페이지에 자신의 작품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한 재즈 연주 사진이 카페 사장의 마음과 통한 것이다. 그의 사진을 본 손님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후 크고 작은 전시회를 열며 관록을 쌓았다. 네이버에서 매일 한 작품씩 선정하는 <오늘의 포토> 중 우수작을 뽑는 2009년 <특별기획! 오늘의 포토를 말하다!> Best of Best에 그의 사진이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은 ‘공연사진 하면 노승환’이라고 할만큼 공연사진의 베테랑으로 평가 받는다. 대학시절 하루에 20시간 이상을 음악만 들었을 만큼 음악에 대한 그의 애착은 남다르다. 당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들었던 음악들이 박자감을 키웠고 공연사진을 찍는 데 견고한 밑거름이 됐다. 그는 “공연을 방해하지 않고 찍는 게 원칙”이라고 말한다. 신나는 공연에서는 가장 격정적인 순간을 포착하고 조용한 공연에서는 아티스트가 눈을 깜박이는 박자에까지 집중을 한다.

 국문과를 졸업하고 사진에 대한 전문 지식없이 사진작가가 된 것에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경험을 통해 배운 것과 오감으로 느끼는 모든 것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일 수 있었어요. 사진과 관련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었다면 이런 부분은 놓쳤을지도 모르죠” 물론 기술적인 면의 교육에 대한 갈증도 있다. “내년, 서른이 되면 영국으로 유학을 갈 계획이에요. 사진과 디자인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어요”

 이미 이름이 알려진 사진작가지만 “자만하는 순간 무너질 거라는 생각에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고 말하는 노승환 씨. “제 사진을 보는 이들이 사진 속에 음악이 흐른다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보여줄 그의 사진에선 어떤 음악이 흘러나올지 기대된다.

사진작가 노승환 홈페이지 www.roh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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