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운동실천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이 스스로 하는 수업평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긴 매와 촌지 비리로 불신이 쌓여있던 교단에서 교사들이  적극 나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것은 존경할 만한 일이다. 학생들에게서 교육 피드백 효과를 얻고 교사와 학생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대학에서의 강의평가는 이 캠페인보다 훨씬 이전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형식적인 강의평가에 그친다는 지적으로 최근 서울대는 강의내용이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은 강좌를 퇴출키로 했다. 우선 핵심교양과목 60여개에 대해 내용과 수준 등을 평가해 기준 이하의 저평가를 받은 강좌를 없애고 점차 이러한 평가를 일반교양과목 등으로 확대해 간다는 것이 서울대의 계획이다. 이러한 평가는 학생들이 강의에 대한 사전정보가 부족해 겪은 어려움을 해소하고 강의 내실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학내·외에서 환영받고 있다.

그러나 강의평가에 대한 기준을 정확히 설정하지 않는다면 단지 인기영합주의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학점을 잘 주지 않는 수업이 좋지 않은 평가를 받게 될 수도 있고 학생이 따라가기 힘든 수업이나 어려운 수업이 자연히 폐강될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 학문의 위기도 가속화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고등학교 교사들은 자신의 수업을 평가받고 교사의 자질을 평가받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처럼 대학의 강의평가 역시 교수의 자발적인 자기개선 의지에서 시작된 노력이 있다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강사나 교수의 수업 권한 강화와 함께 학생의 수업 선택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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