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6호는 전반적으로 구성이 훌륭한 신문이었다. 기획면의 대학생 창업과 토론에 관한 기사는 취업을 위한 스펙관리와 고시준비 등에 편중된 학우들에게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정신을 고양시켰다고 생각한다. 특집면의 정년퇴임교수 인터뷰 기사 역시 학내 구성원들의 학교에 대한 자긍심과 단결력을 높임으로써 애교심을 향상시킨 좋은 기사였다. 그러나 시사면은 예외였다.

시사면의 팟캐스트와 관련된 기사는 새로운 문화의 소개와 그 의의를 밝히는 것을 주제로 했다. 하지만 완전히 잘못된 기사였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팟캐스트 문화 전반에 대해 다루기보다 이슈가 된 하나의 콘텐츠, ‘나는 꼼수다’만을 부각시켜 매우 정치적인 기사로 변질시켰다. ‘나는 꼼수다’는 팟캐스트 콘텐츠의 일부분이고, 그것이 화제가 된 이유와 팟캐스트 문화의 의의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핵심을 꿰뚫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과도한 침소봉대(針小棒大)로 독자를 기만했다.

둘째, ‘나는 꼼수다’가 이슈가 된 원인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은 없고, 맹목적인 동조만 있었다. 기자는 해당 콘텐츠가 마치 기성언론이 말하지 않는 ‘정의’를 대변하고 있는 듯이 찬양했다. 화제가 되었다고 해서 그 내용까지 옳은 것은 아니다. 더욱이 ‘나는 꼼수다’가 주장하는 내용은 명확한 사실 관계가 확인된 것이 아닌 음모론 수준이다. 또한, 설령 그 내용이 사실이라고 해도 올바른 표현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조롱하는 것을 통쾌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식인이라면 자신의 의견을 주장할 때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진지하게 전달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자가 드러낸 정치적 성향이 신문의 공식 입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문에 이러한 기사가 게재된 원인은 두 가지로 예상할 수 있다. 첫째, 기자의 수준이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것이다. 둘째, 기자가 자신의 정치이념을 은폐하여 나타낸 것이다. 첫 번째 이유가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두 번째 이유가 원인이라면 더 큰 문제다. 기자의 개인적인 정치적 성향을 공공재인 신문을 통해 다수에게 주입하려는 행위를 시도해서는 안 된다.
박형섭(정경대 통계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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