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택시 드라이버>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감독은 주로 갱스터(Gangster)와 필름 느와르(Film Noir) 장르를 독특하게 혼합하여 폭력을 통해 자신의 주제를 말한다. 그는 도시인의 고독과 절망감을 자신의 영화 스타일로 풀어나가면서 할리우드의 주류 영화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자하는 영화작가이다. 스콜세지 영화의 매력 중의 하나를 들자면, 할리우드 영화와는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는데 있다. <록키,1976년>가 성공해서 권투를 소재로 한 영화가 쏟아져 나올 때, <록키>와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세계 미들급 챔피언이었던 이탈리아계 권투선수 제이크 라 모타의 일생을 영화화한 <성난 황소,1980년>는 한 인간의 강박관념과 그것의 폭력적인 분출을 그렸다. 또한, 웅장한 종교 영화의 관습을 깨고, <예수 최후의 유혹,1988년> 같이 종교적인 논란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뉴욕에서 태어나고 성장해서 뉴욕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기에, 그의 영화들은 뉴욕이라는 도시의 영화 여행이기도하다. 마틴 스콜세지는 1942년에 태어났고, 부모는 이탈리아의 시실리 출신 이민 1세대이다. 스콜세지는 집안의 가톨릭 전통에 따라 신부가 되려고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중도에 퇴학당하고, 뉴욕대학교 영화과를 졸업하였다.
영화 <비열한 거리>


<비열한 거리, Mean Streets 1973년>는 뉴욕에 사는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며, 스콜세지의 작품세계를 이루는 두 기둥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가난한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서 겪어야했던 소외와 일상적인 폭력이며, 또 다른 하나는 가톨릭 종교의 영향이다. 스콜세지의 대부분 작품에는 종교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들어있는데, 이것은 거대한 도시에서 소외받은 개인의 구원에 대한 문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스콜세지 자신이 자라난 거리의 모습과 성장기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비열한 거리>는 감독의 개인적인 느낌들이 아주 많이 배어있다.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다룬 이 영화에서 스콜세지는 처음으로 로버트 드 니로(Robert De Niro)를 배우로 기용하는데, 이후 로버트 드 니로는 스콜세지의 분신처럼 그의 영화 대부분에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비열한 거리>는 사실주의와 표현주의의 양식이 결합해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데, 이런 두 가지 서로 다른 양식의 묘한 대조는 후에 스콜세지 영화에서 계속해 나타난다. 그의 스타일상의 특징은 대립적인 양식의 벽을 허물고 혼합해서 사용한다는 점이다.

<택시 드라이버, Taxi Driver,1976년>는 편집광이고 아웃사이더인, 주인공로버트 드 니로의 시각에서 뉴욕의 밤거리를 담아냈다. 감독은 필름 느와르적인 어두운 색조와 폭력을 공포 영화의 광기와 함께 결합시켜 표현하려고 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비열한 거리>가 도시 전체로 확장된 모습으로도 볼 수 있다. <비열한 거리>가 작고 고립된 이탈리아계 이민 사회를 그리고 있다면, <택시 드라이버>는 외부세계와 철저히 단절되고 소외된 도시인을 묘사한다.

<택시 드라이버>에서의 밤은 특별한 기능을 한다.  합법화된 낮에 비해, 밤은 불법화된 세계를 그리는데, 로버트 드 니로는 낮의 세계가 갖는 도덕을 밤에 옮겨 놓고 싶어 한다. 그는 마치 성자처럼 자신이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낮과 밤이라는 이중 공간은 로버트 드 니로의 정신 상태를 분열시킬 뿐만 아니라, 영화 자체를 이중 구조로 만든다. 낮에 베시를 만날 때는 멜로드라마로, 밤의 애인인 아이리스를 만날 때는 필름 느와르의 각기 다른 장르가 펼쳐진다. 이렇게 한 영화 안에서 각기 다른 장르를 보여줌으로써 스콜세지 감독은 자신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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