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가 바깥세상과 소통하는 직업이라면 글 쓰는 일은 나 자신과의 대화죠”

 

KBS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여행 에세이 작가로 변신했던 손미나(서어서문학과 92학번)가 첫 소설책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를 냈다. 첫 저서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출간한 지 5년 만이다.

그녀는 2년간 파리에 머물며 소설을 써 내려갔다. 그래서 소설 작품 속 배경도 파리다. 스페인, 일본, 아르헨티나를 다녀와 여행 에세이 3편을 쓰고 4번째 국가로 선택한 프랑스에서 소설을 쓰게 될 줄은 그녀도 몰랐다. “갑자기 불현듯 국가만 바꿔가며 같은 종류의 책을 쓰는 게 의미 없이 느껴졌어요. 한 단계 도약하는 방법으로 소설을 선택했죠” 소설을 쓰기로 결심한 후 2년 동안 포도주와 커피를 마시지 않고 매일 아침 2시간 씩 조깅을 했다. 규칙적인 생활 속에서 맑은 정신으로 소설에 최선을 다하려는 의지였다.

하지만 소설 집필을 시작하고 1년 반 동안 어떤 것을 쓸지 고민만 했고, 첫 장을 쓰고 한 달 동안 아무것도 못 쓰던 순간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소설가 선배의 응원과 조언에 힘을 얻었다. 그녀는 아나운서 시절 주빈국이 우리나라였던 2005년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에 특파됐었다. 자연스럽게 황석영, 신경숙 등 유명 작가와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글 쓰는 일이 하고 싶었기 때문에 제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갔어요. 아나운서로서가 아니라 배우려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나눴죠”

그녀는 작가와의 대화 끝에 소설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두 가지를 알 수 있었다. ‘우리의 현실은 불완전 하다는 것, 그러나 삶에 대한 사랑이 있다면 극복할 수 있다는 것.’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많다는 그녀의 다음 작품은 남미 여행 에세이다. 대학에서 스페인 문학을 전공한 것을 계기로 남미를 사랑하게 됐다.

“아나운서 일이 질려서 그만둔 게 아니라 더 잘하고 싶은 것을 찾고 싶었어요.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었죠. 안정된 삶은 오히려 정체된 삶이고 위험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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