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음반] 고독 속에 다가오는 포근한 감동
[이 주의 음반] 고독 속에 다가오는 포근한 감동
  • 고대신문
  • 승인 2011.09.2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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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번트랙 : Cello Concerto in E Minor, Op.85 (첼로 협주곡 E단조 작품번호 85)
에드워드 엘가는 음악의 어머니 헨델과 함께 영국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손꼽힙니다. 애처가로도 유명한 그는 주로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곡을 작곡하였고 <사랑의 인사>, <위풍당당 행진곡>과 같은 그의 대표곡들은 사람들에게 사랑에 대한 설렘과 기쁨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빅토리아 시대, 그리고 1914년 일어난 1차 세계대전의 충격과 혼란을 거치며 동시대인들이 느끼는 당혹감과 예술가로서의 고독감이 그의 작품스타일에 큰 영향을 끼쳐, 그의 곡들은 따뜻함을 지니면서도 언제나 우울함, 고독감, 쓸쓸함 등의 어두운 분위기를 품고 있습니다. 1919년에 선보인 첼로협주곡 E단조는 특히 첼로의 풍부한 음색을 이용하여 노년기에 접어든 거장의 서정과 열정, 아름다움을 간결하고 절제되게 표현한 대작입니다.

 

엘가의 첼로 협주곡은 1919년 10월 말경 런던의 퀸즈 홀에서 작곡가 자신의 지휘와 런던 교향악단의 연주로 초연되었습니다. 보통 첼로 협주곡은 3악장으로 이루어지는데 반해 이 작품은 독특하게 4악장의 형식으로 곡을 구성된 것이 큰 특징입니다. 협주곡이라기보다는 교향곡에 가까운 구성을 취하는 이 곡은 1악장과 2악장, 그리고 3악장과 4악장이 서로 묶여 곡 전체를 이분하고 있어, 악장 간에 거의 휴식 없이 연주되는 점 역시 이 곡의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1악장 처음에 등장하는 강렬한 선율이 곡 전체에 걸쳐서 교묘하게 반복하여 등장하고, 3악장의 주제가 제 4악장에서도 나타나는 등 뛰어난 독창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성적 독창성 위에 첼로의 기교적인 면을 관현악과 함께 과장되지 않게 표현하는 이 첼로 협주곡은 거장 작곡가의 최후의 대작이라는 평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이 곡은 엘가의 대표곡들이 지닌 느낌과는 정반대로 절망적이면서도 애절한 느낌을 담고 있으며, 첼로의 음색으로 그 쓸쓸함을 극대화시키고 있습니다. 기존의 엘가 곡이 지닌 사랑스러운 느낌에 익숙해져있던 사람들은 이러한 이유로 그의 첼로 협주곡에 적응하지 못했으며 그 결과로 그의 곡은 초연 당시 별 반응을 얻지 못하게 됩니다. 심지어 한 출판사 편집장은 “더 이상 엘가에게 교향곡과 협주곡은 어울리지 않다”며 그를 신랄하게 비판하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첼로협주곡은 여류 첼리스트 해리슨의 인상적인 연주에 힘입어 인기를 얻어갔고 그 후 카잘스, 자클린 뒤 프레 등의 연주로 가장 사랑받는 첼로 협주곡이 되었습니다. 엘가의 첼로 협주곡이 지닌 아픔과 슬픔은 사랑의 포근함이 주는 위로 못지않게 사람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감싸 안아 줍니다.

엘가의 첼로협주곡의 명 음반은 단연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의 녹음본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천재적인 여류 첼리스트는 스무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데뷔하여 남성에 뒤지지 않는 강렬한 연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쳤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연주자로서의 능력이 절정으로 치닫던 27세에, 그녀는 온몸이 마비되는 다발성경화증 판정을 받고 결국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녀가 연주한 엘가의 첼로협주곡이 사랑받는 것은 물론 그녀의 천재적인 연주 때문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곡의 절망적인 분위기와 쓸쓸한 선율을 통해 그녀의 삶과 아픔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송해리 (사범대 영교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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