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 Godfather, 1972년>
2011년 아카데미 영화제 평생공로상을 수상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Francis Ford Coppola) 감독은 1939년 이탈리아계 이민2 세로 태어났으며, UCLA의 영화과를 졸업하였다. 코폴라 감독은 1960년대부터 초반부터 지금까지 근 반세기에 걸쳐서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영화들을 만든 대표적인 현대 미국 영화감독이나, 그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거론하는 작품은 <대부> 시리즈 중 <대부 Godfather, 1972년>와 <대부2 GodfatherII, 1974년>일 것이다. 할리우드의 많은 영화가 미국 마피아의 세계를 다뤘지만, 그 어떤 영화도 <대부>시리즈만큼 서사시적으로 갱영화를 만들었던 적은 없었다. 그만큼 <대부>는 미국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영화이며, 코폴라 감독은 작품 활동의 초기부터 미국 사회의 그늘진 다양한 이면들을 다루고 있다.

 

<대부>는 이탈리아계 마피아 꼴리오네 조직을 소재로 한 마리아 푸조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이다. 코폴라 감독은 1945년부터 몇 년간에 걸쳐서 꼴리오네 조직이 다른 마피아 조직과 벌이는 대결과 꼴리오네 가족의 변화하는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당시의 미국 마피아 조직들은 경찰과 법관, 관료들을 매수하여 범죄와 살인을 마치 사업처럼 경영한다. <대부>는 미국 사회를 유지하는 정치권력과 경제, 암흑가가 서로 긴밀하게 유착된 미국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벗겨내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계 마피아 꼴리오네 조직은 가족이라는 원시 공동체적인 집단 윤리로 묶여있음을 보여준다. 코폴라 감독은 갱스터 장르가 주안을 두는 폭력 장면 보다는 가족이라는 집단 속에 얽혀있는 사람들 사이의 애증 관계에 천착해 주제의 깊이를 더하고 있는 것이다. 조직의 우두머리인 대부 돈 꼴리오네는 모든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지는데, 대부는 충성을 다하는 자신의 가족과 조직원들에게는 은혜를 베풀고 보호하지만, 배반하는 자에게는 피의 보복을 가 한다

갱스터 장르와 멜로드라마를 적절하게 혼합시킨 <대부>는 무겁고 어두운 화면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고 있으며, 밝음과 어둠의 강한 빛의 대비를 통해 범죄와 죽음, 행복과 순결의 서로 다른 이미지들을 보여주고 있다. 정원에서 펼쳐지는 돈 비토 꼴리오네 딸의 흥겨운 결혼 피로연의 화사한 모습과 어두운 조명의 실내에서 범죄 사업을 논의하는 돈 꼴리오네의 모습을 대비하여 보여주는 장면은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돈 비토 꼴리오네의 막내아들이자 새로운 대부 마이클이 자신의 조카의 신성한 유아 영세에 참석한 모습과 그의 부하들이 다른 조직들의 두목들을 거침없는 총격으로 모두 제거하는 모습들을 교차시켜 보여주는 충격적인 장면은 지금도 영화 팬들 사이에 회자되는 장면이다.

보통 2편은 먼저 만들어진 1편의 명성을 등에 업고 안전하게 흥행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첫 번째 만든 작품보다 나은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대부2>는 1편에 못지않은 작품성과 흥행의 성공을 거두었다. 코폴라 감독은 <대부2>를 통해서 현대 사회의 소외와 가족 해체가 아메리칸 드림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포착하고 있다. 새로운 대부 마이클은 암흑가의 막대한 권력을 갖게 되나, 그에게 주어진 삶은 그리 행복하지도 못하며 편안한 휴식도 없다. 대부 마이클은 가족과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힘을 사업에 바치지만, 그럴수록 그는 외롭게 고립되고 고통과 분열의 감정을 겪게 된다.

마이클은 가족과 조직의 가부장제적인 지배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형제마저도 피의 응징을 한다. 마이클은 무기력한 형에게 배신당하고, 누이에게는 미움을 받고, 부인에게는 소외된다. 조직의 힘이 커질수록 그 내부 구성원 사이에는 불신과 균열이 온다는 이중성은, 마이클을 운명에 저항하지 못하고 몰락하는 고전적인 비극의 주인공이 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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