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K리그 승부조작에 연루의혹을 받은 뒤 칩거생활을 하던 이수철 전 상주상무감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군 검찰은 그를 승부조작의 주도적 역할을 한 김동현의 부친에게 ‘승부조작 사실을 알고 있다’며 협박해 1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했다. 금품수수에 대해 군 법원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김 선수의 부친이 선수들을 위해 쓰라며 건넨 돈으로 인정돼 공갈 및 협박혐의는 벗었다. 선수들의 회식비로 사용하라며 건넨 것이다. 물론 감독과 선수·부모 간의 돈거래는 잘못됐지만, 당시 언론에서 이수철 감독이 승부조작에 직접적으로 가담했다며 연일 보도했다. 이 때문에 재판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 감독의 축구선수 아들은 진학하기로 한 대학에서 입학취소 통보를 받았다. 일부 언론이 사실 관계를 파악하지 않은 채 내보낸 기사가 한 청년의 축구인생을 망쳐버렸다. 이에 이 감독은 크게 실망했고 재판과정에서 금전적인 부담까지 겹치며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수철 감독은 승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

또한, 승부조작 후 언론은 K리그 관중이 줄었다고 연신 보도했다. 승부조작 보도가 나기 전인 11라운드 총 관중 수는 9만 9454명이다. 보도 직후 12라운드 총 관중 수는 8만 1820명이다. 여기에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제주는 11라운드에는 원정경기를 12라운드에는 홈경기를 했다. 제주는 섬으로 평균 관중이 2000여 명이기 때문에 원정경기보다 관중 수가 5000명가량 줄어든다. 또한, 11라운드에는 서울, 수원 등 교통이 편하고 큰 경기장에서 치러진 경기가 있었다. 반면 12라운드에는 탄천이나 상주 같은 작은 경기장이 많았다. 13라운드 관중은 9만798명으로 증가했다. 언론의 K리그 죽이기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K리그의 승부조작은 잘못이다. 하지만 언론의 왜곡도 그에 못지않은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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