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의 겨울, 뭔지 모를 기분이 나를 걷게 만들었다. 비어있으면서도 무거운 느낌이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것을 우울, 첫사랑, 성장통 등의 단어로 설명해보려고 했지만 단어들만으로 개운해지지 않았다. 뭔가 남겨진 것이 있는 기분이었다. 있지만 보이지도 않고 닿지도 않는... ... 열 살 이후 나는 계속해서 걸었다. 그리고 어느날 열 살의 그 느낌을 잃어버렸다. 이제는 도저히 알려고 해도 알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지나온 것들을 생각한다. 무언가를 지나갈 때, 바람이 일어난다. 가끔 길을 걷다보면 때 묻은 바람이 옷이 된다. 헌 옷을 입고 가는 길은 끝이 없다. 열 살이 되기도 하고 스무 살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끝내 다다를 수 없다. 지나온 것들을 다시 남겨두고 만다. 남겨진 것들에 미안함 마음을 건넨다. 언젠가 이 모든 것들을 시로 쓸 수 있다면 좋겠다.

고등학교 이후 처음으로 상을 받았다. 기분이 좋다. 고대문학회가 없었다면 시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규, 봉, 경, 현 형들에게 감사의 말씀드린다. 그리고 항상 내 시를 읽고 평을 해주는 훈에게도, 언제나 싸우지만 그래서 정든 구와 김다진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남긴다.

또 다시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기다리지는 않겠다. 계속 고민하고 쓰도록 노력하겠다.

김영완(문과대 심리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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