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600만 관중 시대를 연 프로야구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하지만 본교 출신 프로야구 감독의 성적표는 썩 좋지 않다. 개막할 당시만 해도 8개 팀 가운데 3개 팀 감독이 본교 출신이었다. 한때는 ‘프로야구 감독하려면 고대 출신이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신생팀 NC다이노스의 창단으로 9개 구단체제로 운영되는 내년에도 본교 출신 감독 3명이 여전히 사령탑을 맡긴 하지만 양승호(사회학과 79학번) 롯데자이언츠 감독 외에는 모두 팀을 옮기거나 감독직을 그만뒀다. 선동렬 감독(경영학과 81학번)은 삼성 라이온즈를 맡다가 작년 12월 돌연 자진사퇴 선언을 한 뒤 올해 10월 기아 타이거즈 신임 감독에 취임했다. 김경문(경영학과 78학번)감독 역시 두산 베어스를 맡다가 성적부진으로 자진사퇴를 한 뒤 NC다이노스 신임 감독으로 취했다. 박종훈(경영학과 78학번) 前 LG트윈스 감독은 성적부진을 책임지고 자진사퇴한 뒤 아직 거처를 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 양승호 감독

‘제갈양승호․양승호굿’-부산 환호, ‘선동렬, 친정팀 KIA로’-광주 열광  
올 시즌, 가장 빼어난 성적을 거둔 감독은 단연 양승호 감독이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SK 와이번스에 져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지만, 정규리그 2위를 기록했다. 롯데 자이언츠 창단 이래 최고 성적이다. 시즌 초반 양 감독은 팀이 연패를 거듭하며 팬들에게 ‘양승호구’라고 불리는 등 혹독한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며 별명은 ‘양승호굿’으로 탈바꿈했다. 프로야구 감독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도 받았다.
선동렬 기아 타이거즈 신임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돌연 삼성 라이온즈 감독에서 사퇴하고 삼성의 경기운영위원으로 자리를 옮겨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다. 그리고 얼마 전, 선수시절 친정팀인 기아 타이거즈의 감독으로 취임했다. 광주일고를 졸업해, 선수 시절 해태 타이거즈를 우승으로 이끈 그답게 광주 팬들은 선 감독의 광주 입성을 열렬히 반기고 있다.

▲ 선동렬 감독

김경문, 박종훈 자진사퇴... 김경문은 신생팀 ‘NC다이노스’로
김경문 당시 두산 베어스 감독은 시즌 초, 2위를 달리는 등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임태훈 사건, 주전 선수들의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며 팀이 급격히 무너졌다. 그러나 불과 2달 뒤,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사령탑으로 현장에 복귀해 내년 시즌에도 그를 야구장에서 볼 수 있게 됐다. 다만, NC 다이노스가 향후 2년간 퓨처스 리그(2군리그)에서 경기를 하게 돼 1군 경기에는 나서지 못한다. 신인선수 조련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 ‘화수분 야구’의 창시자라 불리는 김 감독이 신생팀을 어떻게 끌어갈 지 야구팬들의 기대가 크다.

▲ 김경문 감독


박종훈 전 LG트윈스 감독은 시즌을 끝까지 책임진 뒤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올해 LG트윈스는 시즌 초반, 8개 구단 중 제일 먼저 30승 고지를 선점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전반기를 마칠 때까지만 해도 4위를 유지하며 9년 만에 포스트 시즌 진출의 불씨를 지피는 듯 싶었다. 하지만 봉중근, 이진영, 이택근 등 주력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조직력이 흔들렸다. 결국 공동 6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박 감독은 2009년 LG의 사령탑으로 선임돼 신인선수 육성능력을 인정받았지만, 5년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2년 만에 물러나 야구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 박종훈 감독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