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구민지 기자
‘한방차’와 ‘테이크아웃’의 결합으로 커피 전문점에 도전장을 낸 20대 CEO 최승윤 씨. 2009년 7월, 2평의 작은 매장으로 시작해 지금은 전국 45개 매장, 연매출 30억 원의 전통차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만들어냈다. ‘한국의 전통차를 세계화 시키겠다’는 최승윤 씨에겐 젊은 CEO 다운 패기와 열정이 있었다.
‘다섯 가지 아름다운 우리 한방차’라는 의미의 ‘오가다’ 매장은 여타 커피 전문점과 다름없는 현대적 감각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하지만 매장 안에 들어서면 ‘석류오미자차’ ‘사과인삼마쥬스’ ‘모과유자슬러시’ 등의 이름만 들어도 건강해질 것 같은 낯선 메뉴들이 반긴다. 전통차라고하면 고리타분하거나, 촌스럽진 않을까하는 의문은 오가다에선 선입견에 불과하다.

-대학생활이 창업에 어떤 영향을 줬나
“대학교 1,2학년 땐 응원단 활동을 했어요. 응원단 활동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훌륭한 기반을 만들어 줬습니다. 고된 응원단 훈련을 통해 체력적으로 단련이 많이 됐어요. 응원단 활동 후에 ROTC에 지원했는데 체력장에서 1등을 할 정도였죠. 정신적으로도 ‘앞으로 해내지 못할 건 없겠다’라는 자신감이 붙었어요. 3학년 땐 친구들과 창업을 했습니다. 기업의 이미지를 디자인 로고나 상징물로 만들어주는 CI(Corporation Identity) 디자인 회사였죠. 영업과 기획을 맡았었는데 전혀 모르는 회사에 직접 찾아가서 계약을 설득해야 했어요. 제가 넉살이 좋은 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힘들었어요.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로 나갔을 때 그 벽이 얼마나 높은지를 실감할 수 있었죠”

-본격적인 창업 준비는 어떻게 했나
“대학생 창업으로 영업을 다니며 직장인 문화를 많이 경험할 수 있었어요. ‘한방차’와 ‘테이크아웃’의 결합이라는 ‘오가다’에 대한 아이디어는 그때 얻었죠. 첫 매장을 열기 전 8개월 정도 본격적으로 창업을 준비했어요. 입지는 어떻게 정할 것인가, 차의 맛은 어떻게 낼 것인가, 약재는 어떻게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인가, 디자인, 마케팅, 영업, 홍보는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등 해결할 문제가 많았죠. 혼자 다 할 순 없었기에 지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전통차의 맛을 낸다는 것은 꽤나 까다로운 일이었어요. 젊은이들 입맛에 맞는 전통차를 만들기 위해 4.18 기념관 앞에서 100명에게 시음행사를 하기도 했죠. 첫 매장은 직장인들이 많고 대학생 창업 당시 영업을 했던 서울시청 앞에 열었어요”

-첫 매장의 반응은 어땠나
“가히 폭발적이었죠. 길게 줄을 서서 음료를 사먹을 정도였죠. 하지만 그런 반응이 기존에 직장인들이 가지고 있던 전통차에 대한 필요나 관심 때문은 아니었어요. 맛도 중요했지만 마케팅의 효과가 컸다고 생각해요. 명함을 받아 손님 한 명, 한 명 이름을 다 외웠고,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매장 앞에서 인형탈을 쓰고 춤을 추기도 했죠. ‘오가다’라는 낯선 매장을 한번 쳐다봐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움을 느낄 정도로 손님을 내 인생 최고의 은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초심을 지금도 스스로 유지하고자 노력합니다”

-오가다의 메뉴는 어떻게 나왔나
“생맥산차, 사삼황기산약차, 갈근구기자차, 석류오미자차, 운지상엽차. 이 다섯가지의 전통차가 오가다의 대표 한방차입니다. 각각 음양오행과 오방색의 의미를 담고 있죠. 오가다의 메뉴는 한의사들의 자문을 받아 만들어져요. 이외에도 건강차, 건강생과일쥬스, 건강슬러시 등 2~30대 입맛에 맞춘 메뉴들을 개발했고 지금도 꾸준히 신메뉴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사업 아이템으로 건강음료는 어떤가
“요즘 웰빙에 대한 관심이 정말 높죠. 건강음료에 대한 관심도 높고 가능성과 매력이 있는 사업 아이템이에요. 하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곧바로 구매 욕구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에요. 몸에 좋다는 것만으론 부족하죠. 맛은 당연히 좋아야하고 건강음료가 고리타분하다는 인식을 바꾸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가다를 준비하면서 ‘한방차’와 ‘테이크아웃’이라는 모토로 신선한 느낌을 주고 인테리어와 로고를 현대적이고 단순하게 하기위해 노력했어요”

-20대라는 젊은 나이에 대표가 됐는데 힘든 점은 없나
“물론 개인적으로 희생해야 할 것은 많습니다. 무엇보다 휴가나 연애를 즐길 시간이 부족하죠. 하지만 단점보단 장점이 훨씬 많아요. 어리기 때문에 사회에서 정직하다고 생각해주죠. 만나는 분들이 모두 저보다 경험이 훨씬 많은 분들이기에 배움의 기회도 많아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오가다를 한국 전통 한방차, 한글로 된 CI를 가진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고 싶습니다. 내년 3월 일본 도쿄 1호점을 시작으로 세계시장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계인들에게 ‘커피가 아닌 한국의 전통차를 발전시켜 세계화했다’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한국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발전시킨다는 자부심도 있습니다. 사회환원사업에도 앞장 설겁니다. 특히 무관심으로 인해 사라져가는 전통 문화를 지키는 노력을 하고 싶어요. 지금은 차를 끓이고 나온 한약재 찌꺼기를 거름으로 사용하고, 그 거름에서 자란 농작물을 사용하는 친환경적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가에도 진출하려고 합니다. 대학생들 입맛과 취향을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물론 안암이 1호점이 돼야겠죠(웃음)”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청년 창업을 굉장히 추천합니다. 다만 사업 아이템을 정하는데 있어 중요한건 창업자의 동기와 사명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 사업 아이템이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인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창업하는 사람의 가치관과 지향점이 사업 아이템과 일치하는지를 고민해봐야 하죠. 사업을 하다보면 예기치 못한 시련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동력은 자기 사업에 대한 사명감에서 나옵니다. 만약 제가 한국의 전통차를 세계화시키겠다는 사명감이 없었다면 사업을 성공시키기 힘들었을 거예요”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