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겨울이 왔다. 그리고 겨울스포츠를 제외한 대부분의 스포츠에서 뜨거웠던 2011시즌이 끝났다. 11월 29일 아시아시리즈에서 삼성이 우승하며 프로야구는 내년 4월까지 우리의 곁을 떠났고, 프로축구도 12월 4일 챔피언 결정전을 끝으로 완전히 시즌을 마감했다. 우리학교 5개 운동부도 시즌을 끝냈다. 야구, 럭비, 축구는 일찌감치 시즌을 마무리했고 아이스하키는 올해 마지막 대회인 ‘2011 코리아아이스하키리그’에서 오랜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12월 중순부터 열리는 ‘2011 농구대잔치’를 즐기고 나면, 내년 3월까지 5개 운동부의 공식적인 대회는 없다. 매년 맞이하는 상황이지만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동안 경기를 보지 못한다는 것은 참 아쉬운 일이다.

종목마다 시작하는 시기와 끝나는 시기는 다르지만 한 해를 시즌과 비시즌으로 나누는 것은 모두 똑같다. 언뜻 보면 시즌은 중요한 것이고 비시즌은 보이지 않는 휴식과도 같은 시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비시즌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비시즌 중에 열심히 운동하지 않으면 시즌을 제대로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계훈련에서 열심히 운동을 했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동계훈련 운동량이 부족해서 시즌 중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는 운동을 열심히 해서 내년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시즌이 끝나고 인터뷰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들이다.

운동선수들에게는 비시즌은 시즌보다 훨씬 더 힘든 시간이다. 시즌은 운동에 대한 성과가 바로바로 나타난다. 많은 관중들로부터 주목을 받을 수 있고, 경기에서 승리를 쟁취하는 기쁨을 느낄 수도 있다. 자신이 해왔던 노력에 대해 즉각적인 보상을 받고 자신이 운동선수라는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간인 것이다. 그에 비에 비시즌은 누구에게도 관심 받지 못하는 자신만의 혹독한 시간이다. 시즌보다 더 많은 훈련을 하지만 아무도 그 노고를 알아주지 않는다. 그 노력은 시즌이 끝날 때쯤에나 평가받을 수 있다. 시즌에서의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비시즌의 힘든 시기를 묵묵히 참아내야 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우리에게는 운동선수와 같은 비시즌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생에서 비시즌을 규정한다면 바로 지금, 학생 시기가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다. 지금의 노력은 바로 성과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곧 다가올 시즌에서 우리가 원하는 바를 성취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비시즌의 목표인 셈이다. 그리고 시즌을 가치있게 만들기 위해서 지금의 힘든 시기를 묵묵히 견뎌내야 한다. 비시즌은 우리에게나 운동선수에게나 무척 힘든 시간이지만 꼭 필요한 과정임에 틀림없다.

SPORTS KU 민슬기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