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전역을 한 후에 평범한 나의 인생에 진로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왔다. ‘대학원을 가느냐 취직을 하느냐’. 그러나 둘 중 하나를 택하더라도 ‘어느 직장, 어느 대학원을 가느냐’라는 연쇄적인 고민이 발생했다.

방황하던 2010년 여름, 교수님의 추천으로 삼성테크윈에서 2달간 인턴을 했다. 인턴을 하면서 해외기업에서 인턴경험을 하면 어학능력, 실무경험, 외국문화 체험 등의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해외인턴 중계업체와 상담한 결과 가능성을 확인한 후 3학년 2학기를 다니며 동시에 영어 인터뷰와 서류 준비를 했다. 서류 준비는 영문 이력서, 커버레터를 했는데, 보통 대행업체를 통하면 약 5만원의 비용이 소모되지만 도서관, 인터넷에 관련 책자, 자료들을 검색한 후에 직접 작성 했다. 영어 인터뷰는 주 3회 회화 학원을 다녔고 인터뷰 한 달 전 쯤 부터는 예상 질문과 답변목록을 뽑아 틈틈이 연습을 했다. 인터뷰는 보통 화상전화로 하는데 정장 차림의 깔끔한 모습과 당당한 태도를 추천한다. 나의 경우엔 질문이 이해가 안가 메일로 답변을 요청했고, ‘영어가 너무 빠르니 좀 천천히 질문을 해달라’, ‘나의 전공과 당신 회사의 업무는 이런 연관성이 있고 난 이러한 일을 하겠다’ 등의 적극적이고 당당한 태도가 도움이 됐다. 결국 1월에 ‘CVE’라는 미국 텍사스 주에 위치한 휴대폰 리퍼비시 회사에 합격했다. 그 후 대학교육협의회의 글로벌현장실습에 합격해 지원금을 받아, 3월 출국 후 1년간 인턴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삼성의 북미 휴대폰 중 AT&T, T-mobile의 폰을 리퍼비시하는 회사인데 하루에 7천~1만대 가량의 폰을 생산한다. 중소기업이다 보니 포지션의 변화가 잦았는데 파트 팀매니저 어시스턴트로 3달 일하고 현재는 엔지니어링 팀에서 소프트 엔지니어로 6개월째 근무하고 있다. 업무시간은 주 5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 까지이고 월급은 2주마다 나오는데 약 1천 달러(세금 제외) 가량이다.

실제 생활비는 한달에 1천 200~1천 300달러가량 사용하고 700~800달러 정도를 저축하고 있다. 퇴근 후나 주말마다 ‘wizant’라는 사이트를 통해 만난 영어 과외선생님에게 수업을 듣고 있고, ‘craigslist’라는 곳에서 한국어 과외를 원하는 미국 모녀를 만나 언어 교환도 하며 부족한 어학능력을 위해 시간을 쏟고 있다.

초기 중계업체에 인터뷰, 소개비, DS서류진행비 등 550만원 가량이 소모 됐는데 연 2만 6천 달러의 월급과 대학교육협의회의 글로벌 현장실습으로 받은 지원금(400만원)을 생각한다면 크게 아깝진 않았다. 실제로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해외인턴을 나가는 대학생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그 중 시기와 내용적인 측면에서 적합한 것을 찾아 신청하면 쉽게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어학연수와는 다르게 해외인턴은 준비 과정이 더 복잡하고, 또 100% 합격되지 않는다는 위험성이 있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가 준비 돼있다면 많은 회사에서 ‘job-offer’가 들어올 것이다. 이번 해외인턴 경험은 나중에 내가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할지는 모르지만 그 시기에 큰 밑거름이 될 양분을 만들어 준 성공적인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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