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는 의과대 뇌신경과학교실/신경외과학교실, 심리학과 생물심리학실험실, 교육학과 두뇌동기연구소 등에서 뇌와 관련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 중 교육과학기술부의 WCU(World Class University)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2009년 9월 설립한 본교 ‘뇌공학과’의 주요 연구 분야와 성과에 대해 알아봤다. 뇌공학은 뇌의 고등 정보를 처리하는 구조와 핵심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인공 시스템에 구현해 실세계와 지능 세계가 상호 작용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IT 기술을 기반으로 인지과학, 바이오, 나노 기술을 융합한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대학 교수들과 심리학과 교수들로 국내 연구팀을 구성했으며 여기에 5명의 뇌공학 분야 해외 석학들을 초빙해 해외 연구진도 구성했다. 뇌공학과의 연구 분야는 크게 인지 뇌과학, 뇌-기계 인터페이스, 뉴로모픽(Newromorphic) 공학으로 세분화된다. 각 분야에서 뇌공학과 연구팀의 눈에 띄는 연구 성과에 대해 알아 봤다.

인지 뇌과학
인지 뇌과학은 뇌의 언어 처리, 지각과 행동, 정서 및 학습과 발달에 대한 연구다. 뇌가 정보를 획득, 구성, 활용하는 과정을 계산모델에 기반한 신경과학과 인지 기능 연구에 기반한 뇌기능 해석의 과학적 접근 방법을 통해 탐구한다. 인지 심리학, 인공 지능, 생물학 및 언어학 등의 학제 간 융합으로 뇌 정보 처리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다.

  -피질 뉴런의 Ephaptic Coupling에 대한 증거 규명
크리스토프 코크(Christof Koch) 교수팀은 뇌 피질의 Ephaptic Coupling을 규명했다. Ephaptic Coupling이란 세포 외 영역을 통한 신경계의 간접적인 통신을 말한다. 즉 뉴런 간 직접 접촉을 통해 신호가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세포 밖 물질의 변화가 뉴런에 자극을 줘 신호가 전달된다는 것을 최초로 규명하였다.

연구팀은 여러 개의 피펫 전극으로 쥐의 피질 피라미드 뉴런들에 전기적 자극을 주고 직접 연결되지 않은 뉴런의 반응을 검출했다. 연구 결과 1mm당 0.5mV에 달하는 매우 약한 자기장이라도 개별 뉴런을 발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외부 전기 자극이 다른 세포 조직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실험을 통해 뇌의 내부적인 활동이 세포 외 구간의 전기장을 따라 신경 기능을 유발함을 규명했다. 이 결과는 2011년 1월 네이쳐 뉴로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왼쪽 - 세포외 영역 자극용 피펫(S1)과 세포내 피펫(I1).  오른쪽 - 세포외 자극(Ve)에 따른 세포내부의 전압변화(Vi)

뇌-기계 인터페이스
뇌-기계 인터페이스는 뇌신경세포 신호를 측정하고 분석해 생각만으로 외부 기기를 제어하거나 인간의 의사를 외부로 전달하는 제반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이 분야는 뇌신경세포 손상 및 뇌질환의 진단과 예측 기술까지 포함한다.

  - 온라인 대뇌 측두엽 신경세포 자유 조절
뇌공학과는 측두엽 뉴런의 활성화를 조절하는 연구를 통해 수많은 뉴런 중에서 생각만으로도 특정 뉴런의 활동을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는 다음과 같이 진행됐다. 64개의 소형 전기 전극을 피험자들의 대뇌 측두엽에 설치한 후 피험자가 사진을 봤을 때 측두엽에서 측정되는 전기 신호가 뚜렷한 4개의 사진을 선정했다. 이 사진들을 여러 차례 보여주며 각 사진에 반응하는 뉴런의 신호를 학습시켰다. 학습 후, 사진 두 장(A,B)을 합성한 이미지(C)를 피험자들에게 다시 제시하고 A에 대한 생각만 하도록 유도했다. 이 생각은 측두엽에 어떤 전기 신호를 나타냈고 A의 신호와 비교해 그 차이만큼 A와 더 비슷한 합성사진으로 시각 정보를 변경해 다시 제시했다. 이 시각 정보는 또 측두엽 신호의 변화를 일으키는 피드백을 형성해 최종적으로 A 그림으로 수렴됐다. 이 연구는 피험자 평균 70%의 성공률을 나타냈으며 결과는 2010년 10월 네이쳐에 발표됐다.

측두엽 뉴런의 활성화를 조절하는 연구 과정

뉴로모픽(Newromorphic) 공학
뉴로모픽 공학은 인간의 인지 기능을 모방하는 인지계산 모델을 제안하고 신경세포의 정보처리 기전과 관련한 모델을 정립하는 뉴로모픽 계산모델과, 인간의 인지 시스템을 모방하는 생체인식 시스템 개발을 포함한다. 아울러, 신경정신과적 뇌질환의 진단 및 예측을 위한 제반 기술을 fMRI를 위주로 한 뇌영상 시스템을 이용하여 제안하고 검증한다.

  - 인간의 ‘시각’ 인지 과정을 모사한 지문 인식
물체의 표면에 남은 잔상지문인식은 범죄 수사에서 용의자를 판별하는데 결정적 증거를 제공한다. 최근 일반적인 상황에서 얻어진 지문인식 성능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습기가 많은 지문, 많은 부분이 없어지고 일부만 남은 지문, 비선형적 왜곡에 의한 변형이 많이 일어난 지문 등은 인식하기가 어렵다.

어닐 제인(Anil Jain) 교수팀은 지문 이미지에 대해 특징점들을 추출하여 특징점 밀도 지도를 구축한 후, 방향성 정보 지도와 특징점 밀도의 주성분을 결합해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구체적으로,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지문 특이성, 지문 융선 품질 지도, 지문 융선 흐름지도, 지문 융선 파장 지도 및 골격을 특징점들로 이용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였다. 258개의 잔상지문에 대한 테스트 결과, 제안한 알고리즘은 74%의 인식성능으로 기존의 34.9%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인식률 향상을 보였다. 해당 결과는 컴퓨터공학분야의 최상위 저널인 2011년 1월, IEEE Transactions on PAMI에 출판됐으며, 2011년 CNN 뉴스에도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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