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한가람 미술관에서 ‘생명의 기적’ 한국전을 기획한 ‘한국 매그넘 에이전트’ 이기명 대표를 만났다. 인터뷰는 생명의 기적 전시관에서 진행했다.

아프리카 서북부에 위치한 나라 말리의 여인과 아이들의 사진 앞에서 이 대표는 멈춰 섰다. 그는 말리의 일부다처제 사회구조와 남성의 성적 자유분방함을 설명하며 에이즈가 어떻게 남편에서 아내에게, 엄마에서 아이들에게 전파되는지 설명했다. “이는 에이즈가 단순히 질병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죠. 에이즈는 사회구조와 억압, 차별의 결과물입니다”

이 대표는 “다큐멘터리 사진이 가진 힘은 바로 소통”이라고 말했다. 사진을 통해 함께 감정을 공유하고, 분노하면서 사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 오랜 시간동안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들은 역사의 현장에서 변화를 사진으로 기록해왔고, 변화시켜야할 세계의 어둠을 직접적으로 보여줬다. “전시회장에서 작품과 사람이 직접 만나게 하는 것은 가장 아날로그적인 방식이지만 가장 소통을 쉽게 하는 방식이죠. 단순히 구호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작품과 직접 소통하면서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가 생각한 이번 전시 기획의 핵심은 삶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다. 전시관 전체에 걸쳐 작가의 사진과 환자의 사진, 의료보험증서를 섞어 일종의 콜라주로 만드는 것이 그의 구상이었다. 이 대표는 “작가와 환자의 사진을 한데 섞은 것은 그들의 참여와 그들의 삶이 동등한 가치를 부여받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며 “관람객이 환자를 삶을 가진 한 명의 인간으로 바라보도록 전시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최근 전시나 공연 등을 통해 기부․후원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것에 대해 이 대표는 매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대표는 “컨텐츠를 함께 공유한다는 것은 나눔과 소통을 시작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이번 매그넘 전시회나 공익 목적의 여러 행사들은 생명의 소중함과 인류애와 같은 메시지를 공동체에 전달하는 일 그 자체다. 이 대표는 “이런 행사를 통해 공동체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사람들이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작은 변화가 모여 진정한 사회의 변화를 갖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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