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30일을 기준으로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수가 2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어플리케이션(어플) 시장도 크게 커졌다. 경쟁이 뜨거워지는 어플 시장에서의 확실한 성공 방안은 차별화 전략이라고 단언하는 청년 창업가가 있다. “남의 것을 베끼지 않으려는 마음이 강박적일 정도로 엄격해요. 어플 시장은 많은 사람이 뛰어들기 쉽고 위험 부담이 큰 사업이라 남과 달라야만 살아남을 수 있죠”라고 말하는 ‘플라스크 모바일’ 김정태(경영대 경영06) 대표를 만났다.

‘플라스크 모바일’은 과학 실험실의 플라스크처럼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도전하며 승부한다. 스마트폰의 GPS 기능을 이용해 연인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어플 ‘오빠 믿지’와 약 300장의 여성 사진과 음성을 포함한 가상 연애 어플 ‘여자친구’가 ‘플라스크 모바일’의 작품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어플의 총 다운로드 누적 횟수는 500만을 웃돈다.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대기업과 컨설팅 회사에서 인턴을 했을 때 취업의 한계를 느꼈다. 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없었고, 예상치 못한 결과에 대해서는 남에게 책임을 미루게 됐다. 결정에 대해 전적으로 내가 책임을 지는 창업을 하면 자신에게 솔직할 것 같았다. SK텔레콤의 T스토어 인턴 시절 앱스토어의 잠재력을 인식했고, 관련 사업에 대한 조사와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어플 개발회사 창업을 하게 됐다”
 
-대학 생활이 창업에 어떤 영향을 줬나
“대학 시절 활동했던 경영전략학회 MCC가 창업에 큰 영향을 끼쳤다. 경영 컨설팅에 대한 스터디와 교수님과의 토론을 통해 쌓은 설득의 기술과 논리적 사고능력이 도움이 됐다. 또한 학교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활동으로 아이디어 선별 기준을 확립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창업을 위한 준비는 어떻게 했나
“어플 회사는 상대적으로 필요한 자본금이 적다. 하지만 사람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창업을 위해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사람 모으기’였다. 앱스토어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뒤 마음 맞는 동업자를 찾기 위해 고파스, 세연넷 등 많은 대학의 커뮤니티에 공고글을 썼다. 공고라기보다는 일종의 편지에 가까웠다. 창업에 대한 나의 강한 의지를 담아 절절한 글을 썼더니 연락이 왔다. 사람들을 모아 생각을 나눈 후 기술력과 자본금, 시장 상황 등 주변 환경과 주어진 조건을 고려해가며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켰다”
 

손유정 기자 fluff@kunews.ac.kr

-‘오빠 믿지’나 ‘여자친구’ 등 연애 관련 어플은 어떻게 나온 것인가
“주 타겟층을 20대, 30대로 잡고 그들의 욕구를 분석했는데, 개발자가 대학생이니 우리의 관심과 흥미가 수요자와도 일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연애는 ‘우리가 잘 아는, 그리고 알고 싶은 상황’이지 않은가. 단순히 ‘이런 어플이 있으면 재밌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이것이 곧 인기의 비결이라고 본다. ‘오빠 믿지’, ‘여자친구’ 4글자만으로도 어플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흥미롭기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 같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분야의 어플을 개발할 예정이다”
 
-‘오빠 믿지’ 어플이 출시됐을 당시 ‘악마의 어플’, ‘디지털 족쇄’라는 비판도 받았다
“비판에 대해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았지만 시장의 반응에 놀랐다. 처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폭발적인 관심이었다.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뿐만이 아니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차지할 줄은 몰랐다. 일종의 악명을 얻은 것이었지만 젊은 나이에 겪어볼만한 경험이었다. 이러한 논란들로 유명세도 생겨 전화위복이 되기도 했다”
 
-사업을 하며 맞닥뜨렸던 어려움이 있다면
“한 회사의 대표로 어려웠던 점은 사람 문제와 돈 문제 딱 두 가지였다. 말 한 마디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오해를 불러오기도 했고, 소홀했던 관계는 금방 바닥이 드러났다. 직원 1명이 회사를 떠날 때마다 여자친구와 이별하는 기분이었다. 매달 직원들에게 줄 월급을 고민해야 했고, 항상 돈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문제에도 무뎌지고 효율적인 대처 능력도 생겼다. 매주 2번씩 전 직원이 모여 각자의 관심사에 관해 발표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도 소통 전략 중의 하나이다”

 

-최근 창업이라고 하면 어플 개발 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유행을 타서 창업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 특히 어플 개발을 꿈꾸는 대학생이라면 이 사업 자체를 시장으로 보지 말고 ‘채널’로 보아야 한다. 어플을 경제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전달하기 쉬운 매개체로 보고 접근하라는 것이다. 또한 IT 사업의 특성상 아이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어떠한 수요를 창출할지 알기 어렵다. 항상 사용자와의 상호 의존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사업을 기획하길 바란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작년엔 회사의 내실을 기하는 것에 주력했다면 올해에는 우리의 비전이 외부적으로 빛을 발하게 하고 싶다.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현재 일본과 중국 시장에서 기반을 닦고 있다. ‘플라스크 모바일’의 궁극적인 목표는 디즈니와 픽사 같은 회사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 회사의 제품들은 사람들에게 진정한 즐거움을 준다. 사람들은 동심으로 돌아가서 제품의 매력에 점점 빠져든 사람들은 다음에 나올 제품과 즐거움을 기대한다. 우리 회사도 그런 기대를 받고 또 충족시키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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