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이 새내기에게 2012년이 다가기 전 꼭 해봐야할 10가지 일을 추천합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쓸데없는 것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학생기자 활동하기
흔히들 학생기자로 활동한다고 하면 장래 언론사 입사를 염두에 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언론사를 준비하는 학생도 많지만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젊은 구글러의 편지’의 저자로 유명한 김태원 선배 역시 대학생 때 학생기자 활동을 했습니다.

학생기자를 하는 이유는 쉽게 말해서 경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경험들은 절대로 수치화되지 않고 당신의 1차 서류전형에서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토익 만점, 어학연수, 높은 학점을 만들 때, 어떻게 보면 쓸데없어 보이는 경험만을 쌓게 됩니다.

학생기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움직인다면 이미 당신은 대학생이라는 경계선을 벗어날 권한을 가집니다. 기자라는 이름과 언론의 권한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그 때 얻는 것들이 바로 쓸데없어 보이는 경험들입니다.

구경과 취재는 다릅니다. 수다와 인터뷰는 다릅니다. 1학년, 즉 아직 수치화된 스펙을 당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취재를 하고 인터뷰를 하는 것은 좋은 기회입니다. 아무리 그 스펙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 상황이 되면 걱정이 되기에 하고 싶어도 못합니다.

학술대회 참관하기
자신이 듣고 싶은 외부인사의 강연이나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의 학술대회가 열려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참석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귀찮아서 안 갑니다. 자신이 듣는 수업과 겹치거나 수업이 일찍 끝나는데 강연이 늦게 시작하면 찾아가지 않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합니다.


학술대회에서 가장 큰 배움은 공부에 대한 넓은 생각을 갖게 한다는 것입니다. 고대신문 학술부 기자들이 느끼는 첫 감정은 ‘무력감’입니다. 나름의 자부심에 가득하던 학생들이 학술대회를 다녀오면 자신의 언어능력, 수리능력, 외국어 능력의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학술대회가 어렵다고 졸거나 도중에 나가지는 마시길. 1학년 때부터 습관을 제대로 잡아야 합니다. 졸업할 때까지 자주 참석하시면 지식의 층이 두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리더 해보기
초·중·고등학교 때 반 회장 혹은 전교 회장을 해본 새내기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 때 여러분의 리더십을 발휘하셨나요? 제 경험으로는 반 대표로 선생님과 얘기할 뿐이지 직접 갈등을 조정하거나 어떤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진행해보진 못했습니다. 대학에서 어떤 단체로 들어가서 리더로서 조직을 이끌어 보는 경험을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리더십을 강조하는 이유를 직접 체감할 수 있습니다. 1학년 때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학년이 올라갈수록 개인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리더 경험이 부담될 수 있습니다. 대학생활의 리더십 경험은 사회에 나가서도 큰 마음의 자산이 됩니다.

전문가와 상담하기
대부분 새내기들은 지금까지 받았던 상담이라고는 대학진학 상담이 대부분일 것입니다.꼭 해봐야 하는 상담이 정해져 있진 않습니다. 교수학습개발원에서 하는 학업 상담도 좋고, 학생상담센터에서 고민 상담을 받아도 좋습니다. 오직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남과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되돌아 볼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추천하고 싶은 상담 유형은 자신이 평소에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꼭 만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과 자신의 이야기를 해보세요. 자신의 현재와 미래의 조언을 구하세요.

교수님 말씀에 반론 제기하기
고려대학교 교수님은 분명 모두 훌륭하신 분들입니다. 사회에서나 학계에서나 명망 있으신 분들입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내용이 항상 옳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것이 지금의 진리라고 해도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교수님 말씀에 동의할 수 없다면 과감히 이견을 제기하고 설명을 요청하세요. 동의되지 않는 권력에 동의할 필요가 없는 공간이 대학입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암기 위주의 공부를 하셨다면, 대학에선 눈을 뜨고 모두 비판적으로 바라보세요. 만약 4학년이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면 교수님께서 나무라시겠지만, 여러분은 1학년입니다. 어떤 생각을 가지더라도 비난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실 1학년만 가지는 그 ‘패기’로 어떤 것도 할 수 있습니다. 그 ‘패기’를 죽이지 마세요.

평생을 함께할 친구 만들기
대학에 입학하는 동시에 새내기에게는 수 많은 ‘새’사람이 생깁니다. 같은 과반의 수십명 동기와 어울리게 될 것이고 동아리, 외부활동까지 하게 되면 새로운 번호에 핸드폰이 터져나갈 정도입니다.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이렇게 수많은 새 사람과 만나게 되는 일은 어쩌면 앞으로 없을지도 모릅니다. 쏟아질듯 수많은 인연들 사이에서 한번쯤 스스로의 인간관계를 고민하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숙명입니다. 사람 때문에 웃을 일도 많을 테고 사람 때문에 울 일도 많을 겁니다. 스펙이나 학점도 좋지만 여러분이 만날 수많은 새사람 중에 평생을 함께할 친구를 꼭 남기세요. 한 명이라도 좋습니다. 당신의 가장 젊고 아름다운 시기를 같이 추억해줄 평생을 함께할 친구여야 합니다.

간행물 정기 구독하기
세상엔 수많은 간행물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를 골라 정기 구독하는 간행물을 만들어 보세요. 연간, 월간, 주간 뭐든 상관없고 어떤 분야든 좋습니다. 읽은 간행물을 차곡차곡 모아두기만 하세요. 단순한 책자가 아닌 여러분의 당시 고민과 생각까지 차곡차곡 쌓이게 될 겁니다. 활자는 당신을 기억합니다. 언제가 됐건 다시 펼쳐봤을 때 그 속에서 여러분의 20대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사회 소수자 만나기
지금까지 여러분이 거쳐 온 초·중·고등학교는 몇 백 명 수준의 구성원이 이루고 있는 작은 사회에 불과합니다. 대학은 그곳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큽니다. 본교에는 3만여 명에 달하는 학우가 재학 중입니다.  본교를 졸업한 교우들까지 포함한다면 여러분이 속한 고려대는 엄청난 크기의 세계입니다. 그만큼 지금까지 만나보지 못했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단순히 특이하거나 대단한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TV와 책에서만 봤던 사회 소수자들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은 그들을 피할 필요도 꼭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과의 만남은 저에게 그랬듯 여러분의 시야를 넓혀 줄 거라 확신합니다.

타 전공 수업 들어보기
여러분은 전과 다르게 듣고 싶은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권리가 생겼습니다. 벌써부터 학점을 잘 준다는 수업을 찾아다니지 마세요. 학년이 높아질수록 자신이 속한 학과의 전공만을 들어야한다는 부담감이 커집니다. 또한 아직 전공배정이 되지 않은 신입생일 경우 자신이 어떤 분야에 흥미가 있는지 알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전공분야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학문을 접한다는 것은 여러분의 사고를 확장하고 세상을 보는 힘을 키워주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고려대학교에 진학했다면 각 분야의 저명한 교수님들에게 배울 수 있다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회를 놓치지 말고 용기 있게 도전하세요. 부담 없이 어떤 도전도 할 수 있는 신입생에게 주어진 특권입니다.

계획하지 않고 혼자 여행가기
여러분이 했던 여행 대부분은 일정대로 움직이는 패키지 여행이거나 가족, 친구단위의 여행이었을 것입니다. 한 번쯤은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고 홀로 훌쩍 떠나보세요. 나홀로 여행자가 많고 숙박시설이 잘 갖춰진 제주도를 추천합니다. 유명하다는 관광지를 훑는 여행이 아니라, 발길이 머무는 곳으로 그저 마음 가는대로 움직이다보면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자유를 몸소 깨닫게 될 것입니다. 특히 지금까지 학교에 갇혀 입시준비를 했던 여러분에게 이런 여행은 큰 경험이 됩니다. ‘혼자가면 무서울까봐, 심심할까봐’라는 걱정은 하지 마세요. 여행지에 도착하는 순간 스스로를 책임지기 위해 끊임없이 본인과 대화하게 될 테니까요. 아무도 여러분을 알지 못하는 곳에선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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