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제34회 입실렌티 지야의 함성’에서 포미닛, 김장훈의 무대만큼이나 인기 있었던 재학생 공연이 있었다. 바로 흑인음악 동아리 Terra 회원들로 구성된 ‘안암 아이드 소울’이다. 이 그룹의 멤버 중 한 명이 1월 정식 발라드 가수로 데뷔했다. 김진엽(공과대 신소재07)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동아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수 인생을 설계하게 된 김 씨는 “동아리에서 내 인생의 가장 진정성 있는 부분을 펼쳐냈다”고 말했다.

사진 | 손유정 기자 fluff@

김 씨가 Terra를 알게 된 것은 2007년 새내기 새로배움터 공연에서였다. “세 명의 선배가 R. Kelly의 ‘I Believe I Can Fly’를 멋지게 부르는 모습을 인상 깊게 봤어요. 한국가요만 듣던 제게 흑인음악이라는 장르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는 입학하면 반드시 Terra에 들어가겠다는 다짐을 했고, 신입회원 모집 소식을 듣자마자 지원해 Terra의 일원이 됐다.

초등학생 때부터 항상 장래희망을 ‘가수’라고 적어냈던 김 씨는 남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다. 이공계 장학생으로 입학할 정도로 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노래를 부르고 싶은 열망을 버릴 순 없었다. “Terra를 통해 오랫동안 참았던 노래에 대한 갈망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때의 행복을 느꼈어요”

안암역 지하철 공연, 입실렌티 무대, 매 학기 정기 공연을 하며 ‘인생을 정말로 살아가는 것 같았다’는 김 씨는 Terra의 회장까지 맡으며 열정적인 동아리 활동을 했다. 중·고등학교 때는 학업에 정진하기를 바라는 부모님의 기대 때문에 노래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대학 진학 후 신소재공학이라는 전공이 생겼고 재미있게 공부하긴 했지만 그가 정말 가고자 하는 길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는 Terra를 통해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확신할 수 있었다. “무대에 서서 노래를 할 때의 벅차오름, 그리고 관중의 함성이 저를 전율하게 하는 걸 알게 됐어요. 제 자신을 정확히 알게 된 거죠”

김 씨의 올해 목표는 ‘가수 김진엽’을 알리는 것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대한민국에서 ‘발라드 가수’라고 하면 쉽게 떠오르는 이름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