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만큼 결과에 책임을 지는 학풍
자유로운만큼 결과에 책임을 지는 학풍
  • 김정훈 기자
  • 승인 2012.03.05 0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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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문 도쿄취재 ① - 도쿄대를 가다

도쿄대 유학생 좌담

지난해 3월 후쿠시마 강진(3∙11 대지진) 이후 일본은 우리에게 ‘위험한 곳’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학문에 매진하는 한국 유학생들이 있다. 지진과 방사능이 두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뜻과 꿈이 있기에 견디고 있다”고 웃으며 말하는 송병호(도쿄대 석사과정∙기술경영전략학), 윤혜영(도쿄대 박사과정∙기술경영전략학), 강병우(도쿄대 박사과정∙기술경영전략학) 씨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왼쪽부터 송병호 씨, 윤혜영 씨, 강병우 씨

 

- 일본에 적응하기 힘들지 않나
송병호│예민한 남자가 아니라면 적응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난 어디서든 잘 적응하고 살아가는 성격 덕분에 적응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윤혜영│일본은 치안과 교통이 잘 돼 있어 불편하지 않다. 그래도 가족과 친구들이랑 떨어져 생활하는 것은 힘들었다. 3월 후쿠시마 강진 이후에 식습관을 바꾸고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

- 유학을 하며 느낀 한·일 대학 간 차이는
송병호│일본대학이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공부하는 것 같다. 한국대학은 일정한 틀 속에서 학생을 지도하지만 일본대학은 그러한 구조 속에서 학생을 압박하지 않는다. 학부시절은 호기심이 많을 때라고 생각하는데 한국대학은 그런 호기심을 해소할 기회를 박탈한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윤혜영│하지만 일본대학 교수님은 자유를 주는 대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학생에게 돌린다. 한국대학 교수님이 학생에게 여러 번의 기회를 주고 낙오자가 생기지 않도록 끌어주는 모습은 일본에서 없다고 보면 된다.

- 일본에도 스펙이 존재하는지
송병호│일본에도 스펙이란 것이 존재한다. 차이라고 하면 한국에선 장기간 인턴직이 주를 이룬다면, 일본은 오직 이력서에 넣기 위해서 하루, 일주일 이런 인턴직도 많다.
윤혜영│일본 기업은 자격증이나 공인영어 성적을 입사할 때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한국대학의 도서관처럼 자격증이나 공인영어성적을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 그렇다면 일본에서는 입사할 때 무엇이 중요한가
윤혜영│출신 대학이다. 일본에서는 대학에 따라서 취업 기회가 달라진다. 닛산(Nissan)같은 경우는 도쿄대 출신만 채용할 정도로 대학을 중요시한다.
송병호│처음에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놀랐다. 한국에서는 기업이 특정 대학 출신만 뽑았다고 하면 문제가 된다. 그런데 일본은 특정 대학을 우대하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많은 일본인은 ‘공부를 열심히 했으니까 좋은 대학에 갔고, 그래서 저런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한국인이라서 힘든 점은 없었는지
강병우│한국인이라서 차별을 받았다기보다 외국인이라서 차별을 받은 적은 있다. 일본에서는 외국인이 집을 계약할 때에 반드시 제3자가 보증을 서줘야 한다. 보증인을 찾기가 힘들어 마음고생을 했다.
송병호│제도적인 것을 제외하고는 차별은 없는 것 같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다만, 한 가지 기억나는 것이라면 극우성향을 가진 일본인을 만났을 때 K-POP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들은 것 정도(웃음).

- 대학사회 내에서도 실제로 한류를 체감하나
송병호│일본에 가기 전에는 사실 한류의 정도를 잘 몰랐다. 그러다 일본인을 상대로 한국어와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수강생 대부분이 한국배우나 가수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러 오는 것을 보며 한류를 체감했다. 
강병우│예전에는 중년여성을 중심으로 한류가 퍼졌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 중심이 젊은 층으로 변화하고 있다. 도쿄대 학생 중에서도 카라나 소녀시대 팬이 있다.

- 일본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송병호│태도에 관한 조언을 하고 싶다. 자신이 왜 이곳에 왔으며, 이곳에서 무엇을 이룰 것인지에 관한 명확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 단순히 ‘일본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와 같은 생각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
윤혜영│자금 문제를 조언하고 싶다. 일본은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장학금이나 보조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일본에서의 유학생활이 힘들어질 수 있다. 일본 유학에 있어서는 ‘무엇을 하겠다’는 목표의식만큼 중요한 것이 금전적인 문제다.
강병우│정신적인 요소도 중요하다. 일본은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르다. 혼자 일본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단단한 정신을 가지고 오지 않는다면 금방 무너지기 때문에 기필코 해내리라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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