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가 한 정당의 지붕아래 모였다. 바로 지난해 12월 5일 출범한 통합진보당이다. 당 대표를 비롯한 주요당직에 각 정파의 인사 3명씩을 배치해 마치 로마시대 ‘삼두 정치’를 연상케 한다. ‘하나가 되는 것은 더욱 커지는 것’이란 故 문익환 목사의 말처럼, 서로 견해와 경험이 다르지만 공동의 목표를 위해 뭉친 것이야말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통합진보당. 고대신문이 노항래 공동정책위의장 겸 정책연구원장을 만나 통합진보당의 청년공약에 대해 들어봤다.

- 통합진보당의 등록금 정책이 다른 정당과 다른 점은
“대학등록금을 현재의 절반까지 반드시 줄이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새누리당, 이명박 정권과는 다르다. 올해 등록금 조정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대학에서 학생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진행됐다. 우리 사회의 미래성장동력을 키워내는 역할을 하는 대학교육 대한 광범위한 투자가 이뤄져야 사회의 질적·양적 성장이 이뤄진다. 현재 우리의 고등교육지원예산이 매우 부족한데 이를 대폭 늘리겠다”

- 현실적으로 힘들지 않나
“통합진보당의 정책공약의 중점은 부자·재벌증세다. 부자·재벌증세를 통한 추가재정수입이 연간 60조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 당이 내놓은 복지공약은 이 60조원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현재 3억 원 초과 소득자에게 35%의 세율을 부과하는 현행 제도를 1억 2000만원 초과 소득자에게 40%의 소득세를 부과하고, 1000억 원 초과 기업의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30%로 끌어올리겠다. 부자·재벌·대기업에게 적절한 사회적 책임을 부과하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투자해야한다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통합진보당의 정책은 여기에 발맞추고 있고 결코 과하지 않다”

- 반값등록금의 조건으로 대학 재단의 책임을 강조했다
“사학 재단들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한다. 반값등록금을 이루기 위해선 대학 내 구조조정과 낭비요소를 끊어내기 위한 혁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참여정부 때 논란이 되다 이루지 못했던 공익이사제도를 확대·실시하고 대학 자체의 구조조정이 함께 이뤄지도록 하겠다. 과거 무분별하게 설립된 대학들 중 입학생 수가 대폭 줄어든 학교들을 어떻게 구조조정하고 새로운 역할로 전환시킬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 대학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건가
“전체 대학체계를 개편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대학구조는 사립대 위주로 편재돼 있다. 대학전체의 공공성을 국립대가 선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지방 국립대의 역할을 더 강화하고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하겠다. 또한 일부 대학은 평생교육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시키겠다”

노항래 통합진보당 공동정책위원회 의장. (사진│손유정 기자 fluff@)

- 청년비례대표가 이슈다
“청년비례대표는 꼭 필요하다. 그동안 권위적이고 서열화 된 사회구조가 젊은이들의 발언권을 제안했고 참여의 기회를 봉쇄했다. 이것이 여러 청년문제의 근원이 됐다고 생각한다. ‘경험이 없는 청년이 국정을 운영하면 거수기 노릇만 할 것’이란 말 자체도 권위주의적 발상이다. 서구 정치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60세가 되기 전에는 대통령 후보 명함을 내밀기 힘들고 국회의원 또한 40대 의원을 찾기 쉽지 않다. 통합진보당은 비례대표 당선권을 10번 내외로 보고 그 내에 청년비례대표 한명을 반드시 배치시킬 것이다. 당 내 국회의원 대비 비율로는 다른 당보다 높다”

- 청년비례대표 선출에서 중점적으로 봐야할 것은
“‘청년층에 대한 대표성이 얼마나 있는가, 청년들의 역동성을 정치권에 수혈하고 사회를 젊게 만들 인재를 어떻게 찾을까’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젊은 층이 가진 보편적 문제인식을 충분히 담아낼 사람에게 주목하길 바란다. 새누리당의 20대 비대위원이 과연 이에 해당할까. 청년들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출절차와 흥행, 재미와 역동성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주목해야한다”

- 남학생에게 군복무는 청년시절의 큰 고민이다. 군 복무 관련 정책은
“통합진보당은 군 복무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군 인적자원을 정예화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청년 군복무의 문제의 핵심은 월급이 아니라 복무기간이다. 참여정부 때 세웠던 군 복무기간 단축 로드맵을 이명박 정부가 흩트려놨다. 군 복무기간을 2015년까지 18개월로 단축하고 2020년까지 12개월로 줄이겠다. 청년들의 또 다른 관심사는 군 입대 자원관리가 매우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현역 입대 자원은 모두 현역 복무를 하게 하되, 신체적 조건과 양심에 따라 사회봉사활동 등으로 대체하는 폭을 넓히겠다. 군인 숫자가 많은 것이 전투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오해다. 우수한 인적자원을 제대로 운영하도록 군을 현대화하겠다. 또 최근 군 지휘부에서 스마트폰 앱을 삭제하라는 지시가 있었는데 군인 개개인의 인권과 사회적 권리를 더욱 보장할 것이다”

- 청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관련 정책이 있나
“고부가가치의 서비스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사회서비스, 교육, 보육, 문화, 생활체육 등의 분야가 부흥해야 청년들이 일할 기회가 생긴다. 우선 대규모 교육 투자를 통해 학급 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까지 끌어내리는 등 교육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줄어들면 10만 명 이상의 신규교원채용이 가능하다. 또한 청년들이 일할 문화·교육 서비스 분야의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겠다. 공공부문, 대기업 부문에서 청년고용할당제도를 한시적으로나마 시행할 필요성이 있다. 이명박 정부가 말하는 일자리 같지도 않은 일자리가 아니라 청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 주거난이 문제다. 현 정부의 ‘대학생전세임대주택사업’ 외에 다른 대안 공약이 있나
“1인 세대주가 늘어나는 사회적 추세에 따라 주거난은 회피할 수 없는 문제다. 이제껏 가구 중심의 주택공급 정책을 추진해왔다면 1인 가구 대상 임대주택에 대한 공급을 대폭 늘려야 한다. 또한 현재 만 35세 이상의 1인 가구주가 대상인 국민주택기금의 전세자금 지원제도를 바꿔, 미취업상태지만 취업의욕이 분명한 청년에게 실질적인 전세자금을 지원하는 정책도 마련 중이다”

- 주택 공간창출을 위해선 재개발이 불가피하지 않나
“과거와 같은 대규모 뉴타운, 토건식 개발은 부적절하다. 공공택지를 최대한 활용해 대규모 단지가 아닌 중소규모의 다양한 임대형 다세대 주택을 청년들이 이용하도록 개조하고 공유하겠다. 현재 박원순 시장 역시 동사무소 등의 공공택지를 임대 가구로 개편하는 방안을 제시해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통합진보당 정책 공약의 실현가능성은
“통합진보당이 엉뚱하게 실현가능성 없는 소리만 한다는 건 오해다. 우리가 내놓는 정책들이 의석수가 적어 지금은 충분한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진 못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시민들의 요구로 확산할 것이라 믿는다. 최근 복지담론을 보면 10여 년 전 진보세력이 주장하던 정책들을 이제와서 보수정당이 채택하고 있다. 모두 충분히 실현 가능한 정책들이다”

- 다른 정당들도 총선공약의 초점을 복지에 맞추고 있다
“정작 권한이 있을 때 하지 않던 것을 지금 와서 갑자기 하겠다고 한다. 과거의 행위가 현재의 주장에 대한 신뢰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이들 주장에 의문이 생긴다. 새누리당도 여러 복지공약을 내놓고 있는데 책임과 신뢰의 문제로 국민이 살필 것이다. 대중의 인기에 편승해 표를 얻기 위한 허무맹랑한 공약을 내걸어선 안 된다. 사회의 미래, 국가재정 집행을 꼼꼼히 살피는 책임이 있어야 한다”

- 지난 18대 국회를 평가하고 19대 국회 내 통합진보당의 역할을 말해 달라
“지난 18대 국회는 이명박 정부의 탄생과 새누리당의 압도적인 우위가 이어진 국회였다. 개혁적 국회에서 아주 보수적인 국회로 돌아선 지 4년이 흘렀다. 그동안 청년문제를 포함한 노동자, 서민, 시민의 권리 등이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와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19대 국회는 진보개혁세력이 국회 내 다수세력을 점해, 18대 국회처럼 담론구조가 무너진 국회가 되지 않으리라 예상한다. 통합진보당은 우리 사회의 왼쪽을 책임지고 있는 정당이다. 한국 사회의 진보 담론을 의회 내에서 일정하게 대변하고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겠다. 또한 새누리당과 싸우고 민주당의 우유부단함을 옆에서 제어하고 견제하겠다. 이명박 정부 4년간의 국정퇴행을 바로잡겠다. 진보정당의 필요성을 국민들이 인식하도록 대학생이 흐름을 주도해줬으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2040세대의 박원순 후보 지지율이 70% 넘었다. 젊은 사람들이 투표하러 가면 10명중 7~8명은 反새누리당, 反이명박 정권에 투표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더욱 그러하리라 본다. 청년들은 단지 야권에 찍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당, 혁신을 이끌 정당, 권위적이지 않은 정당, 개방적인 정당에 표를 행사할 것이다. 현실로선 통합진보당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당이라고 믿는다.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 대학가에서 캠페인을 많이 하려 한다. 고려대도 꼭 가도록 하겠다. 한국 정치, 정말 바꿔야한다. 대학생들이 쫄지 않고 어깨 펴고 발언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그런 변화를 함께 이끌어 가는 정당으로 통합진보당을 꼭 지켜 봐주길 기대한다”

인터뷰│장용민, 김보건 기자 news@kunew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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