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문화 중심지 신주쿠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신오쿠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별 볼일 없는 뒷골목이었던 신오쿠보가 한류열풍 바람을 타고 다시 태어났다. 2월 13일 오전 10시, JR 신오쿠보역을 나서자 ‘서울시장’이 눈에 띈다. 가게 앞부터 한국 라면과 과자가 늘어서 있는 모습은 마치 한국의 마트를 방불케 한다. 가게 안에는 일본 주부들이 한국 식료품을 장바구니에 잔뜩 담고 있다. 서울시장 직원 김승택 씨는 “처음 이곳에서 근무를 시작한 7년 전만 해도 한국인이 많았죠. 요즘은 손님의 90%가 일본인이에요”라고 말했다.

신오쿠보의 거리에선 한국 연예인의 사진과 광고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얼마 전에는 신주쿠와 신오쿠보에 연예인 장근석의 사진이 들어간 물건을 판매하는 ‘장근석 샵’이 문을 열기도 했다. 신오쿠보에 위치한 ‘韓流 & DVD’에 들어서자 장근석 포스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카라, 소녀시대에 이어 신인 아이돌 그룹의 포스터까지 즐비해있다. 주말에는 중·고등학생뿐 아니라 70대 노인까지 한류 관련 물건을 사기 위해 가족단위로 신오쿠보를 방문하기도 한다. 신오쿠보 거리 곳곳에는 한국 연예인이 프린트된 물건을 손에 든 일본인이 보인다. 고등학생 류나코(여·19) 씨는 “친구는 슈퍼주니어를 좋아하고 저는 FT아일랜드 팬이에요”라며 “같은 반 친구 대부분이 좋아하는 한류스타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날 보았던 신오쿠보에는 한류를 ‘소비’하려는 일본인이 흘러다니고 있었다.

▲ 한국 아이돌을 표지모델로한 한국어 공부책. (사진 | 강홍순 기자 nada@)
▲ 한류에 관심이 많은 일본의 흔한 소녀들.
▲ 일본사람들이 한국 가수들의 음반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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