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내·외를 들끓게 했던 차두리(신방99) 군의 독일 레버쿠젠 이적 동의 문제가 학교측의 이적 동의서 발급 결정으로 일단락 되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전말(顚末)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그리 간단히 덮을 사안이 결코 아니다. 향후 학교의 선수 관리에 치명적인 오점으로 작용할 선례(先例)를 남겼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1차적인 책임은 차두리 군에게 있다. 학교에 적을 둔 선수가 학교의 동의 없이 타구단과 이적 계약을 체결한 것도 문제가 되거니와 그러한 일을 학교가 아닌 축구협과 언론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다는 것은 소속팀의 권리를 무시한 어처구니없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선수가 자신의 이적 문제를 소속팀을 배제한 자신의 의지대로 결정한다면 대학 아닌 어느 기성팀이 소속 선수를 팀의 구성원으로 관리 할 수 있겠는가?  어느 학교든 소속 선수가 좋은 조건으로 이적하는 것을 막을 권리는 없다. 그것이 국가적 장래에 보탬이 되는 일일 바에야 오히려 적극 나서서 도와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일에도 정해진 규정과 절차는 있기 마련이다.

이번 사건에서 선수의 진로를 책임감 있게 모색해 관리하지 못하고 분위기에 휩쓸려 다닌 학교측의 안일한 태도도 문제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월드컵 열기를 등에 업은 언론의 왜곡된 보도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학교가 돈 때문에 선수의 장래를 볼모로 잡는다는 억측은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데 1차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번 일이 모처럼 달아오른 축구 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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