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문열의 강연이 2일 미래융합기술관에서 열렸다. ‘한국 문학의 현주소’라는 주제로 8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강연에서 이문열 씨는 작가와 시대가 맺는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시대에 대응하는 작가란
“작가는 시대의 사회·문화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다. 최선은 시대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해 독자의 만족을 이끌어내는 것이지만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작가는 고민 끝에 세 가지 대응방안을 도출한다. 시대의 요구에 조화하거나 불화하는 경우 그리고 그것을 초월하는 것이 있다. 첫 번째의 경우 진정성의 문제를 제기하고 시대정신으로 위장된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 시대의 요구에 불화하는 작가로는 프랑스 혁명의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홀로 왕당파의 노래를 부르던 차코블라하가 단적인 예다. 작가가 이상으로 생각하는 시대의 요구를 작품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지금의 시대 요구를 가짜로 생각하고 시대를 초월하려는 시도다. 이 때 소설은 혁명의 선구자와 같은 역할을 한다”

▲ 사진│손유정 기자 fluff@

이문열의 시대정신과 대응
“10년 전에는 시대정신은 구체적으로 존재하며 파악할 수 있는 실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대가 갈수록 시대정신을 파악하기 어려워 시대정신이 과연 존재하는지에 대한 회의마저 든다. 작가로서 내 시대의 요구를 잘 드러내는 것은 아직도 절실한 문제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보수논객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지금은 시대와 예민하게 만나는 일은 피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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