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이틀간 열린 핵안보정상회의가 27일 폐막했습니다. 그야말로 ‘핵안보’라는 사안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 요즘입니다. 이러한 시기에 걸맞은 ‘시사적인 음악’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원자폭탄 박사>라는 오페라를 들어보셨나요? 이 오페라의 주인공은 핵폭탄을 개발한 오펜하이머 박사입니다. 이 작품을 만든 작곡가가 존 애덤스(1947~ )입니다.

흔히 대중은 순수예술이 본질적으로 비사회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에서도 ‘꿈틀거림’은 존재했습니다. 존 애덤스는 ‘음악으로의 앙가주망(engagement, 사회참여)’을 표방한 음악가 중 한 명입니다. 존 애덤스는 현실과 괴리되지 않고 생생한 현실성을 띤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그의 첫 오페라 <닉슨 인 차이나>는 ‘1972년 닉슨과 마오의 역사적인 만남’을 다뤘습니다. 오페라 <원자폭탄 박사>는 ‘오펜하이머 박사의 고뇌’를 주제로 삼았습니다. 또 다른 오페라 <클링호퍼의 죽음>은 1985년에 발생한 ‘팔레스타인해방전선(PLO) 소속 테러리스트의 여객선 납치 사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존 애덤스의 문제적 오페라에 대해서 미국사회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1987년, <닉슨 인 차이나>가 초연되자 뉴욕타임스는 ‘애덤스가 아르페지오에 한 일은 맥도날드가 햄버거에게 한 일과 같다’고 평했습니다. 음악을 망쳐놨단 뜻입니다. 하지만 후대의 평가는 후했습니다. 2006년 영국의 가디언지는 ‘새로운 미디어와 옛 오페라의 결합’이란 뜻으로 그의 오페라를 ‘CNN 오페라’라고 부를 정도였습니다.

존 애덤스의 음악은 ‘음악의 비사회성’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의가 있습니다. 그의 음악은 ‘새로운 음악’으로서의 가능성까지 보여주었습니다.

유설희(문과대 철학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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