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를 다녀와야 영어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낮은 토익점수로는 외국계 기업에 취업할 수 없다?’ 이 두 가지 취업 상식을 뒤엎고 외국계기업에 입사한 류재경(컴퓨터교육과 06학번) 씨와 방규섭(컴퓨터학과 97학번) 씨를 만났다. 2012년 졸업한 류재경 씨는 ORACLE 영업부에 재직 중이다. 방규섭 씨는 국내 대기업 입사 후 2012년, 보다 기술력이 있는 외국계 기업 NUANCE로 이직을 선택했다.

오라클은 기업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미국기업으로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인 ‘오라클 DBMS’과 대표적인 프로그래밍 언어 ‘JAVA’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이다. 뉘앙스는 음성인식 분야 전 세계 점유율 69%로 음성인식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ORACLE 영업부 류재경(컴퓨터교육과 06학번) 씨

NUANCE 기술직 방규섭(컴퓨터학과 97학번) 씨


-미국기업에서의 영어 실력은 어느 정도 중요한가

-미국기업에서의 영어 실력은 어느 정도 중요한가“공지사항이나 신제품의 정보가 영어로 업데이트된다. 교육도 영어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영어실력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외국에 있는 직원들과 이메일이나 전화통화를 할 경우도 많아서 더욱 중요하다”

 

-어학연수를 다녀오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시간적 여건이 되지 않았다. 수능을 3번 치르고 입학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빠르게 졸업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결국 한 학기도 쉬지 않고 군복무를 포함해 6년 만에 졸업했다. 욕심을 부려 다양한 경험들을 하다 보니 정말 바쁘게 살았던 것 같다. 다만 막상 입사하고 보니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어서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학교생활을 즐겼다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다른 직원들의 어학연수 유무는 어떠한가
“비영어권까지 포함하면 나를 제외한 모든 직원이 어학연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고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미국에서 졸업한 입사동기도 있다”

-어학연수 경험이 없어 취업당시와 입사 후 어려움이 있었나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뽑을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학연수 경험 그 자체가 아니라 넓은 시야와 마인드, 그리고 영어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어학연수를 다녀오진 않았지만 △동아리활동 △산업체 △해외여행 등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산업 전반에 대한 시야를 넓혔고 우리학교로 교환학생을 온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면서 꾸준히 외국어 실력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어학연수 경험이 없다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항상 자신감 있게 영어를 구사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입사 후에도 영어실력으로 위축되거나 다른 동기와 영어실력에서 차이를 느낀 적은 없다”

-입사 전 영어 실력은 어느 정도 였나
 “유창하게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OIPc점수가 있는데 IH(Intermediate High)등급으로 모든 기업에 지원 가능한 등급이다. 기출문제를 모아놓은 책을 구입해 주제마다 예상답안을 한 번 씩 생각해본 후 시험에 응시했다. 그 외의 공인영어성적은 없다”

-취업에 도움이 된 과외활동을 했었나
“동아리 KUSPA 회장으로 활동하며 리더십을 쌓았다. KUSPA는 문화이벤트를 기획하는 동아리로 모든 일을 팀 단위로 수행한다. 이벤트 기획부터 스폰서를 얻기 위한 기획서와 제안서 작성, 행사 진행까지 회장으로서 감독하고 조율해야했다. 동아리 창립 초기였기 때문에 상임고문과도 자주 만나 어떻게 동아리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 회장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조직에 대한 이해와 리더십을 향상시켰다. 이를 자기소개서와 면접에 잘 녹여 어필했다. 동아리뿐만 아니라 IT관련 회사에서 일한 적도 있다. 그 때 직접 작성한 제안서로 프로젝트를 따낸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나만의 취업면접 노하우가 있나
“코피를 쏟을 정도의 준비량이다. 평소 이 회사에 입사하고자 하는 집착이 강해 밤을 새며 면접을 준비했다. 면접을 보기 전 면접관으로 예상되는 임원들의 얼굴과 이름을 인터넷을 통해 알아낸 후, 그들의 인터뷰 기사까지 섭렵했다. 그 내용을 면접 당시에 인용하기도 했다”


NUANCE 기술직 방규섭(컴퓨터학과 97학번) 씨

NUANCE 기술직 방규섭(컴퓨터학과 97학번) 씨
▲ 사진 | 신희성 기자

-어학연수를 다녀오지 않은 이유가 있나
“군 제대 후 음성인식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을 마치니 현실적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올 시간이 없었다”

 

-취업 당시 영어실력은 어느정도 였나
“국외 어학연수 경험도 없고 토익도 600점대이지만 영어를 못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다. 처음 국내 대기업 입사 시 요구 최저 점수인 600점을 간신히 넘고 취업했다. 별도의 공부를 하지 않아도 업무상 매일 전화로 영어 대화를 하다 보니 말하기와 듣기 실력이 월등히 늘었다. 이후 토익 점수의 큰 변화는 없었지만, 외국계 기업 영어면접은 전부 합격할 수 있었다”

-외국계 기업은 한국 기업과 어떤 차이가 있나
“외국계 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외국계 기업이 아니다. 같은 기업도 부서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모든 외국계 기업이 야근이 없고 복지가 잘 돼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기대이다. 뉘앙스 한국지사의 직원은 모두 한국인 직원이고 문화도 한국문화이다. 하는 일도 국내기업과 차이가 없다”

-기업에서 영어실력은 어느 정도 중요한가
“NUANCE 본사는 미국에 있고 핵심기술은 벨기에에서 개발하며 수퍼바이저는 중국인이다. 영어를 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상사와의 회의와 본사와의 연락 모두 영어로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이라서 특별히 영어실력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국내기업도 내수시장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고 외국기술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국내기업, 외국기업 모두 영어실력은 필수적이다”

-경력사원으로 입사하는 것이 외국계 기업 입사에 더 유리한가
“외국계 기업에 오고 싶다면 외국계 기업으로 바로 입사하기보다 국내기업을 거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외국계 기업은 신입사원을 모집해 교육하기보다 적합한 인재를 채용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NUANCE 한국지사의 직원 모두 경력직 직원이다. 특히 기술직은 전문적 경험이 더 중요해 규모가 좀 더 큰 외국계 기업도 총무직은 신입직원을 뽑아도 기술직은 경력직원을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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