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제 122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국민노동조합총연맹(국민노총)이 각기 다른 성격의 행사를 개최했다. 각 노총은 행사를 통해 선거의 해에 전개할 활동의 큰 틀을 제시했다.

노총 중 가장 규모가 큰 한국노총은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안전한 일터, 산재예방’이라는 주제로 마라톤 대회를 개최했다. 조합원과 시민 1만여 명이 참가한 이날 행사엔 전국다문화가족 끼 경연대회, 스포츠마사지 체험, 무료법률상담 등 다양한 대중 행사도 함께 열렸다. 한국노총 홍보선전본부 최종환 차장은 “노동절하면 집회나 시위 등 강경한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마라톤대회를 통해 어려운 이웃과 함께 통합과 나눔의 축제의 한마당을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 한국노총이 근로자의 날을 맞아 마라톤 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제공 | 한국노총·국민노총

한국노총은 앞으로도 민주통합당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정책 연대를 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현재 민주통합당의 노동계 몫 최고위원직을 맡고 있다. 최종환 차장은 “지난 총선에서 야권연대가 얻은 140석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며 “어느 시기보다 노동 입법을 관철시키기 좋은 여건이 마련됐고 목표달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세상을 바꾸는 노동법개정 총파업투쟁 출정식’을 주제로 서울역을 출발지로 한 가두행진과 서울광장 집회를 열었다. 서울·경기지역 민주노총 조합원과 연대단체원 1만여 명이 참가했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본대회에선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노동법 전면 재개정을 3대 과제로 상정하고 8월 총파업을 결의했다. 행사에 참여한 전국노점상총연합 노정원 사무처장은 “선거의 해인 올해엔 반드시 노동법 개정을 관철시키고 정권을 엎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정호희 대변인은 “반노동·친재벌 정책으로 일관해온 현 정부를 이젠 노동중심성이 더욱 높아지는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요구이자 목표”라며 “언론노조는 이미 파업중이고 8월부터 총파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 민주노총이 서울역을 출발로 한 가두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 김보건 기자 passion@


양대 노총에 이어 지난해 11월 출범한 국민노총은 출범 후 첫 노동절을 맞아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노인·소외계층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국민노총 조합원 600여 명이 참여했다. 국민노총 박흥선 정책본부장은 “국민과 함께하지 못하면 노동계가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국민노총이 출범했고 노동절 봉사활동도 같은 취지”라고 말했다.

국민노총은 몇몇 노동계 현안에 대해 양대 노총과 다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양대 노총이 반대하는 타임오프제도의 도입을 찬성하며, 명목임금의 인상을 요구하지 않고 직원재무컨설팅, 금연·금주운동 등을 통한 실질임금의 인상을 주장한다. 이 때문에 국민노총은 현 정권과의 연관의혹을 받아 ‘MB노총’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박흥선 본부장은 “정치적인 문제에 관해선 개별 사안마다 의견이 다를 뿐”이라며 “정치권과의 연대는 논의된 바 없고 각 사안에 대해서 독자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원칙만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 국민노총이 노인복지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있다. 사진제공 | 한국노총국민노총

*국내 3개의 노총
한국노총은 1946년 대한독립촉성전국노동총동맹으로 발족한 뒤, 1960년 11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으로 개칭했다. 해상산업노련, 공기업연맹, 금융산업노조 등 27개의 산업별 연맹, 2500여개의 단위노조가 가입해 있다. 16개 시·도 지역본부와 54개 시·군·구 지역본부를 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조합원의 수는 74만여 명이다.

민주노총은 1990년 결성된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와 전국노동조합대표자회의(전노대) 등의 재야단체 운동이념을 계승하여 1995년 11월 출범했다. 창립 당시에는 비합법 조직이었으나 1997년 노동관계법의 개정과 함께 합법적인 조직이 됐다. 건설산업연맹, 공공운수 연맹, 언론노조, 전교조 등 16개 연맹, 1600여 개의 단위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조합원 수는 58만여 명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우리나라 노동계를 이끄는 양대노총이다.

국민노총은 2011년 11월 출범한 신생노총이다. 제3노총이라고 불리며, 지방공기업연맹, 환경서비스연맹 등 전국 단위의 6개 산별노조와 주축 세력인 서울지하철노조를 비롯한 100여개 단위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조합원수는 3만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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