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는 1800년대 후반 프로이트(Freud)부터 시작됐다. 프로이트는 동성애를 정신분석학적 관점으로 조명했다. 프로이트 이후 성연구자들은 성적지향의 요인을 여러 관점에서 분석하기 시작했다. 즉 성적지향이 선천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가, 후천적이고 사회문화적으로 학습된 현상인가, 아니면 복합적인 상호작용의 결과인가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연구들은 동성애를 부정적으로 보고 치료하려 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생물학적 모델
동성애가 생물학적으로 결정되는가를 확인하는 연구는 유전설, 호르몬설, 뇌구조설의 3가지 방법으로 접근하지만 명확한 답을 내놓는 연구결과는 없다. 유전적 요인을 중심으로 한 연구는 일란성 쌍생아의 성적 지향을 비교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동성애 일치율이 일란성 쌍생아에서 65.8%, 이란성 쌍생아에서 30.4%였다. 일란성 쌍생아에서 동성애 일치율이 높은 편이지만, 100%가 아니기에 성적취향을 유전적인 요인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

두 번째는 동성애가 태아기 동안 받은 호르몬의 영향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출생 전 암컷 원숭이와 암컷 흰족제비에게 테스토스테론을 주입하자 출생 후 암컷과 교미하려는 행동을 보였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하지만 호르몬 수준의 영향이 인간의 성적 지향, 결정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차이가 있더라도 이 차이가 성적 취향을 결정하는 요인이 아니라, 동성애자이기에 다른 호르몬 차이를 보이는 것일 수 있다.
세 번째 접근방법은 동성애자의 뇌의 구조가 이성애자의 구조와 다른가를 살피는 방법이다. 1991년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한 연구자의 결과가 이러한 접근방법의 예다. 그는 성행동과 관계가 깊다고 알려진 뇌의 시상하부에서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간의 차이가 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조사대상자들이 모두 에이즈로 사망한 사람들이기에 일반화하기 힘들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정신분석학적 모델
동성애를 정신분석학적인 관점으로 본 최초의 학자는 프로이트다. 프로이트는 모든 사람이 본래 양성애적인 특성을 띠는데, 성장 도중에 동성애자가 된다고 봤다. 그는 성적 지향이 아동기에 가족관계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가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린 남자아이는 자신의 생식기 구조가 여자와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여성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어머니에게 사랑을 느끼는데(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를 아버지가 알게 되면 아버지가 자신의 남근을 잘라 버릴지 모른다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아버지를 어머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게 지각한다면 어머니를 동일시의 모델로 삼게 되고 여성과 같은 행동유형이나 사고방식을 가지게 돼 성적 상대로 남자를 접촉하게 된다.

프로이트 이후 정신분석가들은 인간을 양성적인 존재로 전제하지 않고 동성애를 정상적인 관계에서 벗어난 것으로 개념화했다. 클라인은 남근이 없는 어머니의 신체를 옳지 못한 대상으로 인식하고 남성을 성적 대상으로 삼게 된다고 주장했다. 버글러는 어머니로부터 수유받는 시기에 남자 아동의 만족이 ‘너무’ 컸기 때문에 남성에게 집착한다고 해석했다. 다른 남성들의 성기를 어머니의 젖을 상징한다고 본 것이다. 한편 미국의 정신분석가 소키라이즈는 여성 동성애자 같은 경우 아동기 때 아버지로부터 받은 거부감 또는 실망 때문에 남성을 회피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학습이론적 모델
성적취향을 학습이론적 관점에서 본 대표적인 학자로 ‘동성애 후천성’을 주장한 킨제이 학파가 있다. 동성과의 만족스러웠던 경험이나 이성과의 불만족스러웠던 경험이 결정적인 시기에 강화돼 나타난 현상이 동성애라는 것이다.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학자들은 사람은 자기 주변 ‘모든’ 대상에게 성적으로 반응하도록 태어나지만, 여러 가지 학습과정을 통해 성적 에너지를 발산하는 채널을 점점 좁힌다고 본다. 따라서 군대, 교도소 같이 동성끼리만 있을 경우 성적 에너지를 발산하는 채널이 한정되므로 동성애를 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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