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남 경상대 교수·경영정보학과
정보기술과 연관된 경영정보 분야는 비전공자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기에 이 글에서는 경영정보 이론이 아닌 정보시스템 부문이 당면한 문제를 중심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1980년대에 회계/재무/인사 등 기업 핵심업무를 지원했던 정보시스템이 현재는 어떤 조직에서나 필수적인 시스템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중요도가 높아진 것은 바람직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에 접속하고 전자결제 등 모든 업무처리를 원하고, 빠른 접속속도와 무장애 접속 그리고 100% 안전한 서비스를 원하는 사용자의 다소 비현실적인 기대치를 만족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악화되는 기업환경에서 예산감축의 주요대상이 될 수 있는 정보시스템 분야로서는 사용자의 높은 기대수준을 충족하는 것이 점차 더 어려워는 것이다.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인증시스템이 있다. 인증수준이 높으면 높을수록 시스템 uptime이 높아지며 모든 데이터센터는 높은 인증수준을 추구한다. 인증수준을 한 등급 올리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기본적인 개념은 하나의 시스템이 다운되었을 경우를 대비해서 백업장비를 복수 운영하는 것이다. 비상소화기를 1대를 보유하는 것이 아니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2대 더 보유하는 것과 유사한 개념이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기존센터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서 백업 데이터센터를 운용하는 것이 통례이다. 하지만, 2차 백업센터를 운영하는 경우 안전성은 크게 증가하나 막대한 투자비용을 감안한다면 투자효과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최근 그린 데이터센터가 각광을 받으면서 상당한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시스템 uptime을 중시하는 기존 관행과 충돌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요즈음 취업이 큰 이슈이다.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몇 개 기업에 지원할 것인지 혹은 어떠한 포트폴리오로 대상 기업을 선택할 것이지 많이 고민하게 된다. 가장 선호하는 직장에 단수 지원하지 않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다른 직장에 같이 지원하는 것이 백업시스템 1개를 운영하는 것과 유사하며 2개를 추가로 지원하는 것은 백업시스템 2개를 운영하는 것과 유사하다. 응모하는 기업이 많을수록 당첨될 확률은 증가하나 원서작성, 면접 등 발생하는 노력을 감안한다면 제한된 수의 기업에 지원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심층면접의 활성화로 많은 노력이 들어가 소위 좋은 직장에 응모할 경우 지원하는 기업수가 줄어들게 된다. 결국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고 취업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취업재수를 각오하고 원하는 소수 기업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취업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계층의 기업군에 지원하는 접근법 중 한 가지를 선택할 것이다. 또한 일단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유사한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현 직장에서 이직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자기계발 노력을 소홀히 할 경우 인위적인 감원 등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백업시스템 없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과 비슷하다. 반대로 이직을 목표로 자기계발을 할 경우 개인적인 희생과 기존 조직에서의 성공적인 안착이 위협받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 이는 백업시스템을 여러 개 보유할 경우 구입비용, 관리비용 등 추가 부담이 따른다는 측면과 유사하다. 세계경제, 우리나라 경제가 빨리 활성화되어서 소위 대졸취업난이 빨리 사라지기를 지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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