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범수 정경대 교수·경제학과
여러분은 왜 대학에 왔나요? 많은 학생들이 이에 대한 심각한 고민 없이 당연히 와야 되는 곳으로 생각해서 왔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 질문에 대한 보다 경제학적인 답변은 대학을 졸업하면 이후에 누릴 효용이 비싼 등록금이란 직접적 비용과 4년이란 시간 등의 간접적 비용을 고려하고도 더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듯 OECD가 2007년에 조사한 우리나라 대졸자의 임금은 고졸자에 비해 60%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잠깐, 여기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과연 대졸과 고졸의 임금격차가 모두 대학졸업에 의한 것인가? 누가 대학을 가고 누가 고졸로 남는가를 먼저 생각해 봅시다. 고등학교 때 공부를 잘한 학생이 대학을 올 확률이 더 높겠지요? 이것이 능력이라면 고졸과 대졸을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어쩌면 높은 능력을 지닌 사람과 낮은 능력자를 비교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능력이 높은 사람은 대학을 진학하지 않고도 더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 높은 임금을 받을 수도 있을 테니까요. 마치 애플의 창업자가 대학을 중퇴했지만 세계적 갑부가 되었듯이.

하지만, 여러분이 내가 대학에 진학할까 말까를 고민할 때에 알고 싶은 것은 서로 다른 능력자의 임금격차가 아니고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평생 받을 임금과 내가 고졸자로 평생 받을 임금을 비교하고자 하는 것이겠지요. 즉, 다른 모든 조건이 일정할 때 나의 선택에 의해 변화될 결과에만 관심이 있는 것입니다.

평균적인 고졸과 대졸의 임금격차와 내가 고졸일 때와 대졸일 때의 임금격차는 전자는 상관관계를 후자는 인과관계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상관관계는 원인과 결과를 구별함이 없이 서로 관련이 있는 것을 말합니다. 앞의 예에서 학력과 임금과는 서로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 배운 것이 임금을 올린 것인지, 더 잘 벌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공부도 잘해서 더 배운 것인지는 구별해 내지 못합니다. 반면에 인과관계는 특정 원인이 결과를 변동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내가 대학을 졸업하는 것(원인)이 임금(결과)을 얼마나 증가시킬지에 답변을 하는 것입니다. 어떤 결정을 위해서 많은 사람들은 상관관계보다는 인과관계를 알고 싶어 하며 더 나아가서 사회적으로도 인과관계를 알아야만 정책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보면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상관관계를 보고 이를 인과관계로 해석하곤 합니다.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대졸과 고졸의 임금격차를 보고 대학에 가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다면 그 분도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착각한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상관관계는 쉽게 관측되지만 인과관계는 쉽게 찾을 수 없습니다. 인과관계를 찾기 위해서는 원인이 외생적으로 변동하는 상황을 찾아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즉, 아무 이유 없이 교육이 증가하면 변화가 있던 지역과 없던 지역 간에 변화전과 후를  서로 비교하여 그 결과의 변화를 교육의 증가로 발생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가장 활발하게 연구가 이루어지고 경제학 분야중의 하나가 이러한 인과관계를 찾는 실증미시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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