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니’, ‘최신유행’, ‘거친 참치들’은 3월에 발매된 인디밴드 ‘전기뱀장어’의 두 번째 앨범에 수록된 곡 이름들이다.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가볍고 경쾌한 음악이 하고 싶다는 전기뱀장어 리더 김예슬(이과대 지구환경05) 씨는 중앙동아리 락밴드 ‘1905’와 ‘TRUSS’에서 활동했다. 동아리가 좋아 2007년 애기능동아리연합회장도 맡았었다. “대학생활 대부분을 동아리와 보냈어요.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와 마음이 맞아 밴드까지 같이 하게 됐죠”

김 씨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동영상을 찾아보거나 교본을 보며 독학으로 공부했다. 대학에 가서는 여러 사람과 음악을 하기위해 동아리에 들어갔다. 1학년 땐 ‘TRUSS’에서만 활동하다가 ‘1905’의 새터공연을 돕게 됐다. 갑자기 빈 기타 자리를 메우기 위해서였는데 공연이 끝나도 계속 남게 됐다. “동아리에서 밴드활동을 하면서 서로 배려하고 마음을 맞춰가는 것을 배웠어요. 그것이 지금까지도 전기뱀장어 4명의 마음을 음악을 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묶어 주고 있어요”

동아리에서 배운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동아리에서 공연을 준비할 땐 유명한 밴드 커버를하며 음악을 배웠다. “그때의 경험은 제겐 고전문학이나 수학의 정석을 공부한 것과 같아요. 지금 음악을 하는데 기본기가 됐죠” 김 씨는 지금 프로와 아마추어 사이인 인디밴드에서 기타와 작곡 담당으로 활동하면서 공연의 90%는 자작곡으로 하고 있다.

2009년 겨울, 밴드를 결성해 4~5달 준비과정을 거쳐 2010년 5월부터 활동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그는 전기뱀장어로 100회 정도 공연을 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노브레인의 단독공연에서 게스트로 올라갔던 공연이다. “그때 정말 사람도 많고 환호가 대단해서 기억에 남아요. 최근에 한 앨범 발매 단독공연도 작년보다 사람들이 많이 와서 놀랐고 정말 즐겁게 공연했었죠”

▲ 사진 | 손유정 기자 fluff@

자기만족으로든 예술적으로든 완성된 음악을 만들어보는 것이 음악을 하는 목표라는 김 씨.이제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고 졸업 후에도 음악을 전업으로 삼을 생각이다. 그렇지만 공연 수익은 거의 앨범 제작비로 들어가고 각자의 악기나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로 충당하는 상황이다. 예전엔 계속 음악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 주던 친구들은 하나둘 취업을 하고 졸업을 하자 뉘앙스가 바뀌었다. “아직도 그러고 사냐는 시선을 받을 때면 사실 힘들어요. 하지만 혼자서 또 다짐하죠. 난 음악을 해야 되니까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열심히 하자고”

지금까지 해온 길을 후회한 적은 없냐고 묻자 김 씨는 “어떻게 사람이 만화주인공처럼 전혀 후회하지 않고 살겠어요. 어딜 가더라도 자신이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남는 것 같아요”라며 웃는다. 단 한순간의 공연으로 그전의 노력들이 평가되는 세계에 억울하기도 했지만 그것에 또 매력을 느낀다. “하고 싶은 마음 없이 고시준비, 취업준비 하는 것은 정말 불쌍한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아깝지 않아요. 모두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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