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원장에 대한 호불호(好不好)에 ‘부모의 출신지역이 자녀의 정치적 성향과 인물 선호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족에 의한 정치사회화’의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참가자 모두 안 원장에 대해서 호감을 보였다. 하지만 안 원장의 정치 진출에 대해선 일부 시각이 달랐다. 개인에 대한 호감도가 지지로 이어지진 않는 것이다. 안 원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는 남자 3호는 “안철수라는 사람은 존경하지만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뿐, 안철수라는 사람은 존경한다”며 “그냥 국민의 숨은 영웅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반면 안 원장을 지지한다는 남자 1호는 “안철수가 훌륭한 대통령이 된다는 확신은 없어요. 다만 정치판 자체를 크게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사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나의 천직이 뭘까요?’ 의사, 경영자, 학생, 교수 등 남들은 하나만 갖기도 힘든 직업을 몇 번이나 바꾼 한 남자의 고민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관심은 온통 이 남자가 또 한 번 직업을 바꿀 것인지에 쏠려있다. 단숨에 유력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이 사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대한민국에 몰아친 ‘안철수 현상’, ‘안철수 신드롬’은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본교생에게 안 원장은 어떤 이미지일까? 다양한 지역 출신의 본교생 5명에게 직접 들어봤다.

신의 한 수, <무릎팍도사> 출연
안 원장에 대한 국민적 호감도가 급상승한데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릎팍도사> 출연이 한 몫 했다. 참가자 모두가 안 원장에게 호감을 갖게 된 결정적 계기로 이 방송을 꼽았다. 프로그램 방영 당시 군인, 대학생, 고등학생 등 다양한 신분이었던 참가자들은 방송을 보며 느꼈던 것에 대해 얘기했다. 남자 2호는 “멘토로서 정말 이상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사하면서 잠도 안자고 컴퓨터에 매달렸는데 그 이유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였대요”라고 했다. 남자 3호는 “안철수의 한결같은 행동이 제겐 오히려 일탈로 느껴졌어요. 그래서 신선했다고 할까요?”라고 했다. 남자 1호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회사 직원 모두에게 존댓말을 쓴다는 게 인상 깊었어요. 심지어 부부싸움도 존댓말도 한다면서요? 그 장면을 보고 저도 후배들에게 존댓말 썼다가 욕만 먹었어요”(일동 웃음)

그림으로 알아본 안 원장의 이미지
사전에 이들은 ‘안철수’하면 떠오르는 대표 이미지(Top of mind)에 대해 그림을 그려왔다. <그림 참조> 남자 2호는 “깨끗하고 청렴해보이고 아직 보여주지 않는 잠재된 능력이 많을 것 같아요”라고 했다. 재밌게도 남자 3호가 정반대의 그림을 그려왔다. “보이는 부분은 넓은데 깊이 들어가면 점점 좁아질 것 같은 느낌? 지도자로서의 역량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 2호는 “강단 있고 우직해 보인다”며 “겉은 순수해보이지만 속은 꽉 찬 외유내강형”이라고 말했다.

 

청렴한 이미지, 끝까지 지킬 수 있을까
참가자 대부분은 안 원장을 ‘청렴하다’고 평가했다. 남자 1호는 “컴퓨터바이러스 백신을 무료배부하고 미국 대기업의 회사매각 제의를 거절했잖아요. 돈보다 더 중요한 사명감이 있었던 거죠. 어느 주간지에서 안철수를 털어보려고 했는데 흠결을 못 찾은 걸로 알아요”라고 했다. 남자 3호도 “흠결이 있더라도 기성정치인들에 비해선 훨씬 적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때,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속담처럼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 정치권의 검증공세과정에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부분의 참가자가 ‘안 원장의 흠결이 드러나면 기성정치인들보다 타격이 클 것’이라는 의견에 입을 모았다.

음식 비유를 통한 이미지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안 원장이 대선검증과정을 거치면서 생길 수 있는 이미지 변화를 염두에 두는 듯 했다. 남자 2호는 “안철수는 갓 담근 김장김치예요. 신선하고 보기만 해도 먹고 싶잖아요”라고 했다. 이에 여자 1호가 나섰다. “김장김치가 처음엔 맛있는데, 어떻게 익히느냐가 중요하잖아요. 앞으로 검증을 어떻게 받느냐가 중요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남자 2호는 안 원장을 ‘청주’에 비유했다 “흔히 ‘앉은뱅이 술’이라고 하거든요. 매력적이지만 자꾸 먹다보면 훅 가요. 머리도 아프고요. 안철수도 지금은 아주 매력적이지만 공식적으로 출마해서 검증이 계속 진행됐을 때 머리 아픈 일이 생길 것 같아요” 한편 남자 1호는 안철수를 ‘집 밥’에 비유했다. “다른 음식을 먹는 건 식습관의 ‘일탈’이잖아요. 안철수는 일탈을 안해요. 그냥 늘 한결같지만 맛있는 집 밥과 비슷해요” 이때 어디선가 ‘나중엔 질릴 것 같은데요’라는 말이 나왔다. 남자 3호는 “호빵맨이요, 생김새도 비슷한 것 같고요, 호빵맨은 아이들이 힘들어하면 자기 머리 떼어주잖아요(웃음) 그런데 나중엔 사람들이 다 떼어 먹을 것 같아요”라고 했다.

 

그는 권력욕(慾)이 있는가
‘대통령이 되려면 만난(萬難)을 헤치고서라도 당선되겠다는 권력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일각에선 안 원장은 ‘권력의지가 없다’는 의견이 있는가하면 ‘마음 한 켠에 잘 숨겨두고 있다’는 말도 있다. ‘권력의지’가 키워드로 주어졌지만, 참가자들은 ‘권력욕(慾)’이란 단어를 주로 사용했다. 먼저 남자 1호가 ‘무릎팍도사-안철수 편’에 나온 장면을 언급했다. “안 원장이 갖고 있는 건, 권력을 향한 욕망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봉사’와 ‘희생’이라고 봅니다. 안철수는 어떤 일을 할 때 3가지 단계를 거친다고 말했어요. 마지막 단계는 ‘이 일을 해서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고려한다’는 거예요” 여자 2호가 “이런 이미지를 만든 안철수가 참으로 계산적이란 생각도 든다”고 말하자 여자 1호는 “그동안의 행보를 볼 때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만들진 않은 것 같고, 정치적인 야욕도 없어 보인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참가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 원장은 ‘그러실 분’이 아니었다.

서민을 위할 것 같은 非서민?
이렇게 국민적 호감도가 높은 안 원장은 대학생에게 서민적 이미지일까? 참가자 전원이 “안철수는 결코 서민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안 원장에게 호감을 표한 남자 1호도 “의사, CEO 등 그가 살아온 환경을 보면 서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 3호는 “서민은 직업을 여러 번 바꾸는 것을 생각하기 어렵다”며 “또 안철수는 하위직에서 일한 적도 없지 않나”라고 했다. 하지만 안 원장은 ‘서민을 위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뚜렷이 가지고 있었다. 남자 2호는 “그래도 안철수는 서민을 생각하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람 같아요. 대중에게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호흡하는 이미지요”라고 말했다. 여자 1호 역시 “서민적인 것과 서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는 것은 다른 것 같아요. 안철수는 기존 정치인들보다 서민과 대학생의 말을 잘 들어줄 것 같거든요”라고 했다. 

유력대선주자들과 비교해보니
안 원장은 최근 대선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예비경쟁자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뒤지고 있다. 하지만 박 전 위원장과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유일한 인사이기도 하다. 여자 1호는 “안철수가 가진 ‘새로운 인물’의 이미지가 다른 후보들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했다. 여자 2호는 “새누리당이 아니라는 것 자체만으로 깨끗한 이미지는 박근혜를 앞선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의 비교에서 여자1호는 “문재인은 노무현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어요. 반대로 안철수는 노무현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도 끌어올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새로움’의 이미지는 안 원장만이 갖고 있는 경쟁력로 보인다.

 

내가 안철수 캠프의 광고기획자라면
20대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안 원장이지만 여전히 ‘정치인 안철수’를 못 미더워 하는 대학생이 많다.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20대의 표심을 확실히 잡기위해 어떤 광고를 내보내야 할까? 남자 2호는 “지금껏 국민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인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전면에 내세우고 어른들이 좋아하는 바른 이미지를 더욱 강조해야 한다”고 했다. 여자 1호는 “그동안 정치적 입장을 뚜렷이 하지 않아 긴가민가하는 유권자가 많아요. 주요 사안에 대해 입장을 뚜렷이 하고 이를 홍보하는 것도 중요해요”라고 말했다. 여자 2호는 “안철수는 부드럽고 유한 이미지인데,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지도자로서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 같아요”라고 했다. 이에 남자 1호도 “대한민국을 이끌 리더십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며 동의했다. ‘새로움’을 강조하고 ‘부드러움 속의 강인함’을 부각하는 광고를 내보내라는 게 참가자들의 조언이다.


* 참가자 기본 신상

소속

성별

나이

본인고향

부모고향

문과대

22

경기도

경기도

보과대

24

경상도

경상도

사범대

20

경기도

서울

문과대

25

전라도

전라도

정경대

21

경상도

경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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