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 박주영(체육교육학과 04학번) 선수의 기부약정식이 25일 본관 총장실에서 열렸다. 박주영 선수는 릴레이 장학금으로 1억 원을 기부 약정했다. 박주영 선수는 “고려대학교가 나를 키웠다고 생각한다”며 “고려대 졸업생이란 것에 자부심을 갖고 앞으로도 더 도움이 되도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기부약정식 후 박주영 선수와 직접만나 대학시절과 선수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후배들을 위해 기부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
“예전부터 기부에 대한 생각은 늘 해왔고 이번 기부 역시 늦은 편이라 생각한다. 학교를 벗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고려대’라는 울타리 속에서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을 얻었다. 남들보다 학교에 다닌 시간은 적지만 늘 고려대라는 자부심이 마음속에 있었다. 이번 기부도 그런 마음에서 하게 됐다”

-재학시절 2004년 고연전에 출전했었다. 고연전에서 뛸 때의 느낌이 어땠나
“당시 고연전이 2:2로 비기고 있는 상황이어서 축구에서 무조건 이겨야 했다. 평소 축구경기장에선 2m 앞의 얘기도 잘 안 들리는 편인데 고연전은 워낙 응원이 열띠어 경기를 하는 와중에도 함성소리가 들렸다. 응원 소리를 들으니 이겨야한다는 생각도 간절해졌다. 다행히 골을 넣어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고 고연전도 이기게 돼 감격스러웠다”

-고등학생 때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아직도 축구 경기장에 서면 떨리나
“떨리기보단 많이 재미있어졌다. 언제까지 축구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항상 즐기는 마음으로 하려 한다. 결과가 나쁘면 기분이 좋진 않지만 경기 시작 전에는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임한다”

-선수생활 동안 가장 아쉬웠던 순간이 있다면
“모든 경기가 아쉽다. 물론 경기에서 이기면 그 순간은 행복하다. 하지만 잠자리에 누우면 경기장에서 내가 뛰었던 경로, 패스하는 모습 등이 전부 떠오른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경기를 뛰었던 것이 생각나면서 아쉬움이 남는다”

-경기에 대한 평가가 자신과 타인 간에 엇갈리는 경우도 있다
“경기를 보는 입장에선 다른 것 같다. 직접 해보지 않았다고 해서 평가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각자 생각하고 판단하는 게 다를 수밖에 없다. 내가 내 생각이 존중받길 바라듯이 다른 이들의 생각도 존중해줘야 한다”

-축구선수에게 국가대표는 어떤 의미인가
“국가대표선수가 되면 최선을 다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회가 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지금은 상황이 여의치 않지만 선발기회가 오면 노력할 것이다”

-2011-2012 프리미어리그 시즌이 끝났다. 보통 시즌이 끝나면 무엇을 하나
“좋아하는 낚시를 할 때도 있다. 보통 시즌이 끝나면 완전히 쉬는 편이라 휴식을 취하는 편이다”

-최근 논란이 되는 병역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병역문제에 관해 내가 얘기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말한 것을 실천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축구만 해온 운동선수다보니 공부에서 조언을 해줄 순 없겠지만(웃음) 4년이란 시간을 아쉬움 없이 보내라고 말하고 싶다. 프로 리그로 가게 되면서 대학 생활을 1년 밖에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학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친구들을 따라 교양강의에 몇 번 들어가 청강을 한 적도 있다. 수업을 듣지 않아도 그 자리에 앉아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후배들도 길지 않은 4년의 시간을 후회 없이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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