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9년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한 지 150여 년이 흘렀지만 침팬지가 진화해 사람이 된다는 등 진화론에 대한 오해와 배척은 여전히 존재한다.

심지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또 다른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진화론자들조차 진화론을 오해하고 잘못 해석했다고 밝혀진 사건도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시조새와 말의 진화 이야기다.

학문으로서 진화론은 과거의 이야기라기보다 현재의 이야기이다. 김대수(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는 "진화과학의 발달로 인간 유전자의 기능과 질병에 대한 이해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며 "진화론은 종의 기원을 증명하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진화론의 논거로 제시됐던 ‘시조새’와 ‘말의 변천’이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사라진다. 16일 교육과학기술부는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를 출판하는 출판사 7곳 중 3곳(교학사·천재교육·상상아카데미)이 이에 대해 삭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창조론을 주장하는 ‘교과서진화론개정추진회’가 지속적인 개정 요구를 진행해 온 결과다. 진화론자들은 교과서에 실렸던 부분이 일부 잘못 서술됐다고 인정하면서 서술 내용이 잘못됐을 뿐 진화론을 입증하는 ‘시조새’와 ‘말의 변천’의 논거적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진화론을 전공하는 김기중(생명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전공자가 봐도 교과서 내용은 새로운 학설을 반영하지 못한 잘못된 정보였다”며 “교과서를 쓰는 사람들조차 진화론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게 문제였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두 논거의 어떤 점이 잘못됐고 이에 대한 정확한 진화론적 학설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시조새는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 종이다?
…또 화석 중에는 두 종류의 생물을 연결해 주는 중간 형태의 화석이 있다. 중생대 지층에서 발견되는 시조새의 화석은 파충류와 새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어서 현재의 조류가 파충류에서 진화되어 왔다는 것을 알려 주는 증거가 된다. 시조새는 날개에 비늘이 있고 부리에 이빨이 있어 파충류에서 조류로 진화하는 중간 단계의 생물로 추정된다. …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 中

시조새가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 단계’라는 교과서의 서술은 틀렸다. 파충류와 조류는 공통 선조를 갖고 있다. 여기서 줄기가 둘로 갈라져서 한 쪽은 도마뱀, 뱀 같은 현존하는 파충류가 됐고, 다른 쪽은 공룡, 조류 등을 낳았다<그림 참조>. 갈라지는 A점을 자손 집단들 사이의 ‘잃어버린 고리’ 즉 ‘중간 단계’라고 부른다. A는 조류와 현대 파충류의 계통을 거꾸로 추적할 때 함께 만나게 되는 교차점이다. 1860년, 독일에서 시조새가 처음 발견됐을 당시에는 파충류와 조류의 전이 형태가 갖춰야 할 속성들을 갖는 시조새를 이들의 잃어버린 고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조새는 조류보다 파충류에 가까우며 그 중에서도 공룡스럽다. 시조새는 조류와 파충류의 모든 속성들에 대하여 정확히 중간을 취하는 게 아니라, 소수의 속성은 조류를 닮았고 대부분의 속성은 파충류를 닮아 있다. 진화론자들은 이를 ‘모자이크 진화’라고 부른다. 아직 파충류와 조류 사이의 정확한 ‘잃어버린 고리’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시조새는 단지 파충류에서 현대 조류로 이어지는 긴 화석 행렬 스펙트럼 중 하나다.

▲ <그림1>

 

말의 변천을 통해 점진적 진화를 알 수 있다?
…에오히푸스는 5500만 년 전, 메소히푸스는 3800만 년 전, 메리치푸스는 2400만 년 전, 히페리온은 510만 년 전, 에쿠우스는 170만 년 전의 것으로, 점차 진화하며 그 형태를 갖췄다. 시간이 지날수록 몸집이 커지고 발가락의 수는 적어지는 방향으로 변했다. 또 어금니의 변화를 보면 말이 살아온 환경의 변화를 추정할 수 있다.…

말의 점진적 진화는 진화학계도 시인하는 대표적 오류다. 진화 정보가 충분하지 않았던 때, 말의 화석 기록을 선택적으로 취사해 진화에 특정 경향이 있는 것처럼 기술했다. 자연계 학생들이 1학년 때 배우는 ‘일반생물학’에도 이 오류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다. 그림의 계열만 따라가면 몸의 크기가 증가하고 발굽이 줄어들고 이빨이 풀을 뜯도록 변하는 계열이 된다. 그러나 모든 말의 화석을 포함하면 현존하는 말 에쿠스 속은 한 줄로만 진화되지 않았다. 말 계통은 여러 가지(branch)를 치며 진화했으며 모든 말이 위의 경향으로 진화하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미오히푸스에서 갈라진 계통들은 3500만 년 동안 여러 개의 발굽을 가지고 나뭇잎을 뜯어먹고 살았다. 

▲ <그림2>

화석 기록으로 진화의 획일적인 진행을 도출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진화는 목적을 가지고 진화하지 않는다. 김 교수는 “과거 진화에 대한 많은 자료가 나오기 전, 말 화석의 특징들을 보고 잘못 해석한 경우가 있었다”며 “하지만 많은 정보가 쌓인 요즘 진화는 방향을 정해 놓고 진화하는 게 아니다, 즉 목적 지향적이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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