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진화를 통해 보는 자연선택
HIV(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연구자들은 에이즈 치료를 위해 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많은 약물을 개발했고 치료를 위해 사용했다. 이 때, 이 약에 저항성을 갖는 소수의 HIV 바이러스가 우연히 존재할 수 있다. 이 HIV 바이러스는 약물을 견뎌내고 살아남아 그 유전자들을 후손에 전하고 그 결과, 나머지 HIV 바이러스는 사라지고 저항성을 가지는 HIV 바이러스만 급속히 증가하게 된다. 즉 HIV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따라 자연 선택으로 약에 저항성을 갖도록 진화했다.
자연 선택은 목적성을 갖는 창조적 메커니즘이라기보다 편집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약물이 저항성 병원체를 창조하진 않지만 원래 집단에 존재하던 저항성 개체들을 ‘선택’하는 것이다. 또 자연선택은 시간과 공간에 의존한다. 유전적 변이가 존재하는 집단 내에서 자연선택은 이 집단이 놓인 환경에서의 적응도를 높일 수 있는 형질을 선호한다. 한 상황에 적응된 것이 다른 상황에선 불필요하거나 심지어 해로울 수도 있다.
진화적 전이 증명의 사례- 고래
물속에 살지만 포유류인 고래는 온혈동물이고 새끼를 낳아 젖을 먹인다. 고래의 조상은 본래 육상에 살았다. 노처럼 생긴 앞다리와 납작한 꼬리, 분수공 등은 고래가 수중에 살 수 있도록 진화했음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아직 흔적은 남아있다. 자취만 남은 골반, 뒷다리 등은 그들의 조상이 육상에 살았음을 가리키고 있다.
이와 같은 육상 형태에서 수중 형태로의 고래의 진화 과정이 밝혀진 것은 겨우 20여 년 전의 일로 <그림1>은 고래가 뭍에서 물로 이동한 과정을 잘 보여준다. 그래서 고래는 진화적 전이를 증명하는 최고의 사례로 꼽힌다. 고래 진화의 시작은 크기가 너구리만 했던 인도히우스로 고래의 특징인 귀와 이빨 등 독특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 후로 파키케투스, 암불로케투스, 로드호케투스 등을 거치면서 두개골이 길쭉해지고 수영에 능숙한 형태로 변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