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서 ‘이론’이란 일상에서 사용되는 이론과는 개념이 다소 다르다. 일상에서 이론은 다소 가설에 가까운 뜻을 나타내지만 상대성이론, 중력이론 등에서 알 수 있듯이 과학의 이론은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설명으로 많은 관찰과 자료를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 진화 이론을 뒷받침하는 두 가지 예, HIV의 진화, 고래의 변천에 대해 알아봤다.

HIV 진화를 통해 보는 자연선택
HIV(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연구자들은 에이즈 치료를 위해 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많은 약물을 개발했고 치료를 위해 사용했다. 이 때, 이 약에 저항성을 갖는 소수의 HIV 바이러스가 우연히 존재할 수 있다. 이 HIV 바이러스는 약물을 견뎌내고 살아남아 그 유전자들을 후손에 전하고 그 결과, 나머지 HIV 바이러스는 사라지고 저항성을 가지는 HIV 바이러스만 급속히 증가하게 된다. 즉 HIV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따라 자연 선택으로 약에 저항성을 갖도록 진화했다.

자연 선택은 목적성을 갖는 창조적 메커니즘이라기보다 편집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약물이 저항성 병원체를 창조하진 않지만 원래 집단에 존재하던 저항성 개체들을 ‘선택’하는 것이다. 또 자연선택은 시간과 공간에 의존한다. 유전적 변이가 존재하는 집단 내에서 자연선택은 이 집단이 놓인 환경에서의 적응도를 높일 수 있는 형질을 선호한다. 한 상황에 적응된 것이 다른 상황에선 불필요하거나 심지어 해로울 수도 있다.

진화적 전이 증명의 사례- 고래
물속에 살지만 포유류인 고래는 온혈동물이고 새끼를 낳아 젖을 먹인다. 고래의 조상은 본래 육상에 살았다. 노처럼 생긴 앞다리와 납작한 꼬리, 분수공 등은 고래가 수중에 살 수 있도록 진화했음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아직 흔적은 남아있다. 자취만 남은 골반, 뒷다리 등은 그들의 조상이 육상에 살았음을 가리키고 있다.

▲ <그림 1> 육상 생활을 하던 고래의 조상은 수생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진화해 현재의 고래가 됐다.

이와 같은 육상 형태에서 수중 형태로의 고래의 진화 과정이 밝혀진 것은 겨우 20여 년 전의 일로 <그림1>은 고래가 뭍에서 물로 이동한 과정을 잘 보여준다. 그래서 고래는 진화적 전이를 증명하는 최고의 사례로 꼽힌다. 고래 진화의 시작은 크기가 너구리만 했던 인도히우스로 고래의 특징인 귀와 이빨 등 독특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 후로 파키케투스, 암불로케투스, 로드호케투스 등을 거치면서 두개골이 길쭉해지고 수영에 능숙한 형태로 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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