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들 거기는 왜 가? 거긴 쓰레기밖에 없어” 토요일 새벽 택시에 올라타 행선지를 말하자마자 돌아온 대답이다. 홍대 클럽 문화를 취재 하러간다고 하자 운전기사는 계속 손사래를 치며 말렸다. 20대의 문화로 손꼽히는 클럽에 대한 기성세대의 부정적 시각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 늦은 밤 클럽을 찾은 젊은이들이 줄을 길게 서며 입장을 기다리고있다. 사진 | 손유정 기자 fluff@

홍대 앞, 휘황찬란한 클럽과 길거리 공연으로 가득한 거리에 내려 사람들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길 가장자리 바닥에 앉아 있는 사람들, 무리지어 떠드는 사람들을 헤치자 커다란 클럽이 나왔다. 건물 주변을 빙 돌아 줄까지 서며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기대에 차보였다. 이유진(여·20세) 씨는 “이 근방에서 제일 유명한 클럽이라고 들었어요. 친구 따라서 클럽에 처음 가보는데 재미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어두운 조명을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 음악이 점점 크게 울렸다. 통로부터 무대까지 사람들로 가득했고 모두 음악을 따라 몸을 흔들고 있었다. 담배 연기가 자욱한 클럽은 연기에 휩싸여 몽롱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재밌잖아요. 춤추고 사람만나고. 젊을 때나 이렇게 즐길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한결같이 이곳을 찾은 이들은 ‘젊음’과 ‘재미’를 이야기했다. 송원호(남·24세) 씨 역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허전하면 하나의 놀이문화로서 클럽을 찾는다고 했다. 홀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거대한 물결이 돼 몸을 밀착해 춤을 추는 모습은 약간은 아찔해 보였다. 뒤편에 자리한 바(bar) 구석에서 키스를 하는 남녀의 모습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 점점 더 후끈거리는 열기를 피해 클럽을 나왔다. 

큰 길로 나가자 택시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져있었다. 술에 취해 부축을 받으며 택시에 올라타는 여학생,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목적지를 말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일부는 지친 얼굴을 하고 근처 편의점과 카페 등지에서 첫차 시간을 기다리기 있기도 했다. 길거리공연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거리는 젊음이 소통하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나타나는 20대의 자유는 조금은 아슬아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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