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안철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아요”

지난 3주간 본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주자 심층그룹인터뷰(FGI,Focus Gruop Interview)에서 어느 참가자가 한 말이다. 대학생 사이에서 안철수 교수의 호감도는 단연 최고였다. ‘패션 안철수’ 현상이 예상보다 강해보였다. FGI 참가자를 모집하면서 기성 정치권의 대표 주자인 박근혜 위원장을 향한 비호감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요즘 어느 대학생이 박근혜를 좋아해?”라는 소박을 11번이나 맞고서야 박 전 위원장에게 ‘호감’을 표하는 학생을 만났다. 또 “안철수는 완전 호감인데요?”라는 방패를 9번이나 걷어내고 나서야 안 교수를 ‘비호감’이라고 말하는 학생을 섭외할 수 있었다. 반면 문 고문에 대해선 “그 사람이 누구에요?”라고 되묻는 학생들이 꽤 있었다.

2030세대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지만 여전히 정치는 대학생에게 부담스런 주제다. 인터뷰이를 선정할 때, 학생들은 “정치를 잘 몰라서 할 수 있는 말이 없을 것 같아요”라는 말을 제일 많이 했다. FGI과정에서도 미디어에 비춰진 피상적인 이미지만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미디어에 등장한 대선주자에 대한 이야기는 활기를 띠면서 ‘오늘날의 시대정신’, ‘특정 대선주자의 등장이 갖는 함의’에 대해선 시계초침 돌아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정적이 이어졌다. 결국 ‘토의 끝무렵에 한 번 더 얘기하자’는 말로 정리해야만 했다.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대선에선 후보자의 정책을 보고 투표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번에 조사한 이미지에 대한 인식은 대선에서의 투표까지 이어질 것 같다. 물론 아직 정책도 나오지 않았고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도 없지만, 나온다 하더라도 과연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정책약속에 호응할까

‘이미지’에만 초점을 맞춘 이번 FGI 기획은 분명 한계점이 있다. 이미지를 통해 드러나는 정보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여러 전문가들의 손을 거쳐 가공되는 대선주자의 이미지에만 몰두하기엔 우리가 가진 한 표(票)의 가치가 너무 무겁다. 우리는 앞으로도 대중매체를 통해 그들을 접할 수밖에 없지만, 올바른 투표를 하기 위해 자신만의 원칙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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