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연애의 완성이라고도 하지만 막상 연애와 결혼을 대할 때의 마음은 다를 수밖에 없다. 부부상담센터 소장 권정혜(문과대 심리학과) 교수는 연애가 연습게임이라면 결혼은 본게임이라고 말한다. “연애와 달리 결혼은 두 사람이 한 팀이 되어 호흡을 맞추며 집을 지어가는 과정이에요. 집을 짓는다는 것은 두 사람의 신뢰와 관계를 기반으로 가정을 세워가는 거라고 할 수 있어요”

▲ 권정혜 문과대 교수·심리학과
연애를 할 때는 단지 상대방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내 마음에 드는지가 중요하지만 결혼을 할 땐 또 다른 조건이 요구된다. 이 조건은 ‘집을 짓기 위한 자원’이며 나이가 들수록 더 중요하게 다가온다. “나이가 들면 자꾸 쉽고 안정적인 길만 찾게 되죠. 대학생 때는 어려운 일이라도 둘이 함께라면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용기를 갖고 있어요”

자원을 아무리 많이 갖고 있다고 집을 잘 지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권 교수님은 배우자 선정의 중요한 조건이 서로의 호흡이라고 강조했다. “자원을 많이 갖고 있는가에만 중점을 두다보면 정작 서로 호흡을 맞추려는 노력을 간과하게 되죠. 이런 부부는 결국 집을 제대로 짓지 못하고 서로에게 상처만 주게 돼요”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는 많은 대화를 통해 둘이 함께 노력하겠다는 합의를 하고 서로에게 헌신할 수 있어야 한다.        

결혼이 연애와 다른 또 하나의 이유는 두 사람 사이의 관계 외에 또 다른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혼은 개인이 아니라 집안끼리 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집안이 내세운 조건에 맞는 결혼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결혼을 하는 것은 두 사람이 경제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부모로부터 독립을 한다는 거예요. 부모가 원하는 집을 짓는 게 아니라 부부가 원하는 집을 지어가야죠”

‘집을 짓는’ 과정은 결혼 생활에서 영원히 지속된다. “결혼에도 단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를 잘 키워 독립시켰다고 집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에요. 둘이 여생을 잘 보내야한다는 다음 단계가 있죠. 집은 영원한 베이스캠프와 같이 존재하며 그곳에서 부부는 안식을 얻고 즐거움을 누려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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