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 위치한 창원천광학교는 유치부, 초ㆍ중ㆍ고등부, 전공과를 아우르는 대규모 특수학교다. 학급은 장애 증상에 따라 정서부, 지체부, 청각부로 나누어 편성된다. 학생들은 주로 경남의 중증 장애자들로 구성된다. 이들이 열심히 공부하며 삶을 살아가는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깔깔깔” 교정을 들어서니 한 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장애가 덜한 학생이 친구의 휠체어를 밀어주며 재활 운동을 돕고 있다. 친구와 같이 걷는 것이 좋다며 웃음 짓는다. 한자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지체반’에선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손가락이 말려와 연필을 잡기도 힘든 학생에게 한자 쓰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빼곡히 채워진 노트에서 그들의 노력이 느껴진다.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지황(남·19세)씨는 “현실이 아무리 어려워도 밑바닥부터 열심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거라 믿어요”라고 말했다.


천광학교의 수업은 일반학교에서 이뤄지는 통합교육과정보다 한 단계 아래의 기본 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특수학교 학생들은 일반학교 학생들 교육과정 대비 약 3~4학년 정도 낮은 수준의 교과서로 수업을 받는다. 이 때문에 인지능력이 일반인과 비슷한 경우에는 손해를 보기도 한다. ‘지체 고등부’ 3학년 심은지(여·23세) 씨는 “학교 공부만으로 대학 수능을 대비하는 건 힘들다”며 “수능을 준비하기 위해선 따로 준비하거나 수시전형을 통한 입학을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

장애를 가진 학생이라도 일반 학교에 있는 ‘특수 학급’에 진학은 가능하다. 특히 일반학교는 통합교육과정을 다루므로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일반학교 진학이 더 유리하다. 그런데 학생들은 무슨 이유로 특수학교를 선택했을까. 학생들은 비장애인들의 따돌림, 학업성취도 수준차이 등을 이야기했다. 특히 일반학교에선 시설적인 배려도 부족한 상황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실제로 학교 곳곳엔 복도에 설치된 휠체어용 난간과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돼있어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활동하기 편해보였다. 심은지 학생은 “학내 구축된 계단 대용 오르막길인 ‘램프계단’은 일반학교에 절대 찾아볼 수 없는 시설”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현재 특수학교의 문제점으로 각 교육과정이 한데 섞여있는 것을 꼽았다. 현재 천광학교는 유치부부터 중고등부와 전공과를 모두 아우르고 있어 교사들의 부담이 크다. 정길화 교감은 “교사 한 명당 담당 장애 학생을 줄이는 것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대안이다”며 “보조 교사나 공익 요원 등 장애 보조 인적 자원을 늘려 교사의 육체적 수발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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